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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각 제품에 대한 뻘글 자유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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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기와 음향기기를 대표하는 명기들은 전설의 명곡들과 함께 70-80년대 이미 다 나왔고, 그간 꾸준히 이를 복각하거나 카피한 제품들이 발매되어 왔는데 요즘들어 부쩍 더 심해진 것은 몇 몇 회사의 대놓고 하는 산짜이 마케팅 때문이 아닐까 한다.


사실상 아웃보드는 그 회로도나, 소프트웨어는 알고리즘까지 공개된 마당에 유명한 제품의 사운드는 그 방식대로 누구나 만드는 것이 가능한 시대이다. 그래서 inspired 라는 단어와 함께 유사하지만 우수한 제품들을 만드는 회사들은 인기도 있고 존경도 받는다. 텔레풍켄이나 튜브테크는 거의 오리지널에 가까운 대접을 받는다. 그리고 복각 내지는 카피를 하더라도 오리지널에 필적하는 사운드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 회사들도 인기 있다. Heritage 나 Peluso 같은 조금 큰 회사도 있고 Audioscape 같은 가내 수공업 회사도 있다.


이런 회사들이 인기 있는 이유는, 명품화 되어버린 오리지널 회사들의 지나친 고가 정책이나, 이미 망해버려서 더 이상 생산되지 않는 제품들 때문이다.여기까지는 그런대로 시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다. 하지만 어느 시점에서부터 풍선 속에 삐라대신 오물을 넣어 보내기 시작하는 것과 비슷한 일이 생긴다. 바로 베린거 사태이다. 아주 저렴한 생산지를 통해 플러그인과 가격경쟁을 표방하며 초저가로하드웨어를 생산하는 베린거는 대놓고 외관과 이름을 베껴 많은 유저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일견에서는 저가에 맛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을 받기도 하지만 오리지널을 존중한다는 측에서는 공개적으로 비난을 서슴치 않는다. 


초기엔 저품질로 비난이 합당하였는데, 양질전화를 이루면서 점점 꽤 쓸만한 사운드를 내는 제품들이 나오고 이를 환영하는 유명 인사들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이에 궁금하여 몇 몇 제품을 오리지널과 비교하면서 직접 체험해보았는데, 오리지널과 사운드가 똑같지는 않지만 꽤 쓸만한 악기들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미니무그를 카피한 제품이다. 그 밖에 덜 인기 있었고 단종된 몇 몇 악기들을 카피한 것들은 꽤 훌륭하다. (뒷광고 논란과 회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제품 리스트는 밝히지 않지만 다만 보시는 분들의 견해는 댓글을 통해 밝혀주셔도 좋다)


사실 API 나 니브 사운드의 경우 이와 유사한 사운드를 내 주는 아웃보드들은 아메리칸 사운드나 브리티쉬 사운드를 표방하며 비슷한 제품을 내놓기도 한다. 그런데 와... 하며 유독 최근들어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 이유는, 제품명부터 외관까지 대놓고 베끼면서 이를 마케팅에 이용하는 회사들 때문이 아닌가 싶다. 사실 그냥 그런 사운드를 내주는 제품입니다 라는 정도로도 충분할텐데 알리발 산짜이 마케팅을 격조 있는 양회사들이 흉내내니까 더 한게 아닌가 싶다.


2000년대 들어 ITB 가 대세로 자리잡은 이후 전설의 사운드가 궁금한 신진 세대들의 주머니 털기로 나타난 이 현상은 합리적 가격의 신제품을 공급하지 못하는 오리지널 회사들과 가난한 마음을 이용하는 악덕 회사들의 합작품이 아닌가 싶다.


이런 와중에 최근 재미있게 본 제품이 2개가 있는데 이런 세태에 지친 중견 기업의 최근 행보가 이렇게 나타난게 아닌가 싶다.


하나는 Grandchild 670 라는 500시리즈 Vari-Mu 컴프레서인데 사운드가 대단히 기가 막히다. 고가의 Vari-mu 방식 컴프레서들 대비 아마 동 가격대 엄청나게 훌륭한 컴프레서가 아닌가 싶은데 단지 이름 때문에 페어차일드 하고 소리가 똑같지 않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고 있다. 괜히 어정쩡하게 산짜이 흉내내다가 된서리 맞는 경우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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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하나는 최근들어 대부분 돌아가시고 있는 전설 가운데 아직 살아있는 전설 오버하임이 내놓은 TEO5 이다. 엄밀히 말하면 포커스라이트 그룹이 아직 살아계신 분을 모셔다가 옆에 앉혀놓고 제품 만들어 내놓고 있는 것이지만, 초고가의 사골곰탕 신스 발표후에 이를  대놓고 베낀 베린거의 UBX 폭격이 의외로 인기가 높아지자 오리지널로 한번 밟아주자 하고 내놓은 신스이다. 제품 리뷰 글이 아니라서 자세히 언급하긴 그렇지만 상품성이 대단히 뛰어난 신스이다.


작용 반작용을 통해 발전하는 변증법이 느껴지는 업계의 현상이다.


최근에 악기 복각을 넘어 각종 니브 보드를 내놓고 있는 어느 회사에 대한 인상이 워낙 강렬해서 저것들 사다가 로고만 좀 바꿔 놓으면 흐믓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잡설을 늘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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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이런 저가 제품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SSL의 최고 레벨 엔지니어에게 물어보았더니 "뭐 내가 말하긴 그렇지만 그런거 쓰는거보단 플러그인이 차라리 낫지 않을까" 라고 한다. 어차피 아웃보드 있어도 케이블 패칭하기 귀찮아서 전원도 안꽂아 놓고 있지만 그럴거면 그냥 짭에다가 로고 스티커만 좀 바꿔놔도 기분이 좋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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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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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S2비트님의 댓글

흠... 잘 읽어 보았습니다
다만 현대 음악에서 vst 가 차지하는 비중이 그렇게 높은지 의문이네요
실제 악기로 연주하는 부분들이 더 많은 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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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리님의 댓글의 댓글

치와와나 푸들이나 내 눈에는 모두 개로 보일 뿐인데,
그 둘은 다른 개다.. 라고 하면.. 그것도 맞는 말이고...
그래봤자 개와 고양이가 아니라 그저 개.. 인데...  랑 비슷한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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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리님의 댓글의 댓글

새로운 시도를 한 제품보다 오래된 유명한 제품의 이름을 따 오는건, 그 시절의 음향을 재현하기 위한 것일까요 아니면 그저 이름만 빌려다 마케팅을 하는게 더 잘 팔리기 때문일까요 더 이상 새로운게 나올게 없기 때문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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