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패설] <Thriller> by Michael Jackson (1982) 자유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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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한치입니다. 몇년 전부터 그 동안 수집해 온 음반들에 대한 제 추억들을 글로 남기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제 자신의 동기부여를 위해 앞으로 정기적인 느낌의 비정기적으로, 써둔 글들을 스원포코에 업로드 해두고자 합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
**음반패설은 제 브런치를 통해서도 연재하고 있습니다.**
https://brunch.co.kr/@jeonsansil
Michael Jackson
Thriller
1982
오디오 엔지니어로의 삶을 살기로 하며 롤 모델로 삼은 인물이 있다. 바로 마이클 잭슨, 퀸시 존스, 조지 벤슨 등 기라성 같은 아티스트들과의 작업으로 유명한 엔지니어 브루스 스웨디언이다. 그의 사운드를 본보기로, 참 부단히도 공부하고 연습했다. 그가 믹스한 음반들의 넓은 다이나믹, 그 만의 부드러운 음색을 조금이라도 따라하기 위해 연구했다. 브루스 스웨디언이 사용했다는 해리슨 콘솔은 과연 어떤 소리였을까 홀로 상상에 빠지기도 했다.
그러는 동안 그가 작업한 음반들은 엔지니어로서 나의 레퍼런스 디스크들이 되었다. 나는 새로운 시스템을 만났을 때, 혹은 작업을 하다 길을 잃어버렸을 때, 그들을 길잡이로 하여 사운드의 결을 잡아간다. 그 중 가장 소중히 여기는 음반이 바로 팝 역사상 최고의 명반으로 꼽히는 마이클 잭슨의 <Thriller>다.
팝과 자본주의가 가장 찬란히 빛났던 그 시기의 꼭지점과 같은 앨범이 <Thriller>이고, 나는 이 음반의 모든 곡들을 모든 면에서 사랑한다. 정말로 뭔가 시작될 것만 같은 <Wanna be startin’ somethin’>, 전작 <Off the wall>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Baby be mine>, 사랑스럽기 그지 없는 <The girl is mine>, 고전 공포 영화 콘셉트의 뮤직비디오로 유명한 앨범의 타이틀 곡 <Thriller>, 에디 반 헤일런이 기타 솔로를 연주한 <Beat it>, 설명이 필요없는 <Billie jean>, 아름다운 인트로로 수 많은 아티스트들의 영감이 된 <Human nature>, Janet Jackson도 참여한 <P.Y.T (Pretty Young Thinng>, 여운을 남기며 대미를 장식하는 <The lady in my life>, 그리고 호러의 아이콘 빈센트 프라이스의 끝인사까지. 음향적으로나 음악적으로나 모든 것이 맞아 떨어진 앨범이라고 생각한다. 종말은 앞둔 인류가 타임캡슐에 담아야할 음반 목록을 선정한다면, 분명 <Thriller>도 그 목록의 한 줄을 채우리라.
<Thriller>는 어떻게 그렇게 완벽할 수 있었을까? 누군가는 프로듀서인 퀸시 존스의 공이라고도 하고, 또 누군가는 마이클 잭슨과 작곡가 로드 템퍼튼의 천재성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나의 경우에는 브루스 스웨디언의 사운드가 <Thriller>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되는 대로 말하고 다니기도 했다.
사실 이 모든 말들에 다 일리가 있다. 수 많은 톱니바퀴 중 어느 한 부분이라도 맞물리지 않았다면 지금의 <Thriller>는 탄생 할 수 없었다. 하필 그 때, 그 많은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 저마다의 재능을 총 동원 했기에 만들 수 있었던 앨범이 <Thriller>였다.
나는 꽤 오랫동안 <Thriller>가 만들어지던 그 한 가운데에서 사운드를 만졌을, 그 때의 브루스 스웨디언을 부러워했다. 아니, 존경을 담아 질투했다. 나의 퀸시 존스가 되어줄, 나의 마이클 잭슨이 되어줄, 나의 로드 템퍼튼이 되어줄 누군가는 없을까? 나에게 그런 사람들이 있다면 나도 브루스 스웨디언이 될 수 있을텐데! 어린 날들이었다.
2009년, 복학 첫 학기의 여름에 MJ의 죽음을 맞이한 나는 친한 형의 집에서 그의 추도식을 함께 시청했다. 유명인의 죽음은 종종 겪는 일이었지만, MJ의 경우에는 그 느낌이 완전히 달랐다. 정말로 한 시대의 종언이 고해지는 듯한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그를 기억하려고 모인 그 많은 사람들, 그리고 그들에게 전해진 마이클 잭슨의 메시지를 보며 나는 비로소 철이 들었다.
나는 이제 더 이상 어딘가 마이클 잭슨 같은 누군가가 나를 찾아와 주기를 기다리지 않는다. 브루스 스웨디언의 십분의 일이라도 따라가는 엔지니어가 되려는 바람으로, 그저 노력할 뿐이다. ‘알고보니 그 앨범 그 사람이 작업했던 것이더라’ 라며 소소하게 나의 이름이 회자될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아마 그 때 <Thriller>를 만들었던 그 인물들도, 당신들이 만든 것이 무엇으로 남을 지 몰랐으리라.
Release Date November 30, 1982
Recording Date April 14, 1982 - November 8, 1982
Recording Location Ocean Way Recording Studios, Los Angeles, CA / Westlake Sudio, Los Angeles, CA
- 2020년 늦은 가을, Bruce Swedien은 86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자는 중에 맞은 편안한 임종이었다고 한다.
- 요즘은 유튜브 등에서 Bruce Swedien의 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고, 그가 사용한 해리슨 콘솔의 EQ도 디지털 플러그인으로 구매하여 사용할 수 있다. 격세지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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