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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놈은 어떻게 미디를 해왔는가. 6편 자유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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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은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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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시작할 무렵엔 가사쓰는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물론 가사를 잘 쓰는건 너무 어려웠지만... 단순히 가사를 쓰는 행위는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었죠.

그렇게 수많은 자뻑 가사와 말도 안되는 이야기들을 가사에 적어 내려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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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시간이 흘러 점점 가사를 쓰는게 어려워 지더라구요.

정확히는 가사에 쓸 말이 없어졌습니다.

무슨 말을 해야할지... 어떻게 말을 해야할지 고민만 많아졌습니다.


그렇게 뜨뜬미지근한 음악생활이 이어지던 어느날...

갑작스레 불안장애가 찾아 왔습니다. 두둥


처음엔 이게 뭔지.. 어디가 아픈건지 알 수 없이 그저

심장이 멎을 것 같은 불안함에 혼란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이게 불안장애라는걸 알게되고

병원에서 진단을 받고 약을 먹어가며 극복을 해나가고 있죠.


그 과정에서 생활 양식도 많이 변해갔는데

예민한 성격이지만 예민하지 않게 살아가는데 중점을 두게 되었습니다.

사소한 일에 신경쓰지말자, 작은 돈에 연연하지말자, 편한게 최고다. 등등

신경을 쓰는것과 신경을 쓰지않는것의 차이가 극명하게 갈리게 됩니다.

그러나 어차피 사람이 예민해서 신경 쓰이는 일엔 계속 신경이 쓰이더군요....


저를 집요하게 괴롭히던 불안장애 이지만

그래도 그덕에 가사에 쓸 말이 생기게 됩니다. 개이득:)



그렇게 저의 첫 솔로 디지털 싱글 앨범 '불안'이 세상으로 나오게 됩니다.

가사를 들여다 보면 그냥 전형적인 불안장애 환자의 일상입니다. ㅋㅋㅋㅋ


그전까지는 다른사람의 곡을 받아서 가사를 붙이고 랩을 만들었다면

이 곡은 제가 처음으로 비트메이킹을 시도해서 만든 곡이었죠.

제 나름의 목표로 잡은 지속가능한 음악의 첫 걸음이었습니다.


마이크는 LCT940, 오디오인터페이스는 lyra1, 프리앰프는 오디오인터페이스의 빌트인 프리앰프를 사용했습니다.

녹음은 집에서 리플랙션 필터 하나 두고 일반 가정집 방에서 녹음했구요.


피아노 샘플과 스트링 샘플, 그리고 피아노를 적당히 찍어가며 곡을 완성했습니다.

마음에 드는 보컬 샘플을 찾아서 적당히 잘라 배치하고 스트링 샘플은 중간중간 리버스하여 사용했습니다.


중간에 물에 빠지며 가라앉는 느낌을 내려 노력했는데...

종종 불안장애 증상이 찾아올때 눈을감고 쉼호흡을 하다보면

어딘가 바닥에서 바닥으로, 물속에서 물속으로 빠져드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어서

그 이미지를 내려 했습니다. 그런데.. 다른 폭탄 맞은것 같다고 하더군요.ㅋㅋㅋㅋ



그렇게 앨범이 나오고 나서 다시 평범한 일상을 보내게 됩니다.

육아를 하다보니 굉장히 바쁜 일상의 반복이었고 결혼 전 누렸던

밍기적 거리는 생활방식에 대한 그리움이 굉장히 커지더군요.


아~ 전엔 주말엔 12시까지 늦잠 펑펑 잣는데...

아~ 전엔 이불위에서 뒹굴뒹굴 잘 놀았는데.. 하며 지난 날을 회상했습니다.

그렇습니다.

또 가사에 쓸 말이 생겼습니다.


그렇게 두번째 싱글앨범 '밍기적'이 탄생합니다.




가사 자체가 세상 귀찮은 사람의 표본입니다.

결혼 전 주말 일상의 모습을 그대로 담았습니다.

와이프는 한번 듣더니 오빠 하는짓이랑 똑같아 화가나서 다신 듣기 싫다고 하더군요. ㅋㅋ


녹음은 여전히 LCT940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새로 들인 LA610mk2가 프리앰프 및 컴프레서를 담당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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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기름기가 좔좔좔 흐르는게 버터냄새 물씬 나는 장비였습니다.

중고로 구매한다면 이보다 더 가성비 좋은 장비가 있을까 싶은 명기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캐릭터가 좀 세서 호불호는 갈리지만요.


그렇게 곡을 만들고 가사를 쓰고 녹음까지 마친 시점에

새로운 도전을 하게됩니다.


지금까지 귀가 않좋다는 핑계로 시도하지 않았던 믹스에 도전을 하게됩니다.

그리고 그 도전을 핑계로 ㅋㅋㅋ 스피커를 바꾸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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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ha50은 사진찍고 바로 팔려갔습니다 ㅋㅋ)


당시 이슈가 되었던 reproducer Epic5라는 스피커를 들였습니다.

소리는 그 가격대에 맞는 소리가 나왔었고 

제 룸에서 저음의 부밍이 많이 줄어드는 경험을 안겨주었습니다.

왜 부밍이 줄었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Eris E3.5는 밤에 작업할때 이용하기위해

저역이 적은 스피커를 찾다가 선택하게 된 스피커인데

아주 만족스럽게 사용했습니다.


이 세팅으로 밍기적 앨범을 믹스했고 믹스의 주 관점은

최대한 졸리고 나른한 느낌을 내자 였습니다.

지금와서 들어보면 THD 범벅의 먹먹한 소리네요. :(




또 다시 시간은 흘러 아이가 어린이집에 갈 시기가 되어 

처가집 옆으로 이사를 가게 됩니다. 

맞벌이를 해야했기 때문이죠..


그리고 이사간 집 옷방에 작업실을 새로 꾸리게 됩니다.

큰 돈 들이지 않고 녹음하는데 도움이 되는 뮤지쿠스 부스를 구매했죠.

150*150 사이즈의 부스로 밤새도록 노래를 해도 윗집 아랫집에서 

아무런 민원이 들어오지 않아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물론... 저역은 프리패스라 늦은시간에 스피커 볼륨을 높이는건 불가능 했습니다.)


쿵짝 쿵짝 골방 라이프를 즐기며

비트를 찍고 스튜디오원에대한 애정이 깊어지고 있을때....

친한 엔지니어 형님이 스피커를 교체한다고 하십니다.

(제 첫 앨범을 도와주셨던 은인같은 분이시죠)


그리고... 미친척하고 스피커를 업어오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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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원과 최고의 조합 AtomSQ와 빠른 믹스를 도와주는 Console1도 함께 보이는군요.)


ME-G RL906

정말 못생겼는데 정말 소리는 좋습니다.

특히 근접했을때 소리가 무척 정확합니다.

좁은 골방에 최적화된 설계를 보여주는 스피커죠.

물론 좀 넓은곳으로 가게되면 힘이 화아아악 빠져버리는 단점도 있습니다.


이 녀석과 함께 점점 장비 병이 깊어져 가고... 

LA610Mk2를 판매를 하게됩니다.

새로 이사온 집의 전기적 특성상 진공관 + 진공관 조합에서

많은 노이즈가 올라오더라구요...


그리고 새로운 프리앰프를 고민하던중

코인에 손을 대게 되는데........



이번에도 분량조절 실패로

7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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