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눌리는 소리를 들어보자 : 깨워라! 믹싱스피릿 #6 음악작업

컨텐츠 정보

본문

#6 : 눌리는 소리를 들어보자


(어느 날, 스튜디오에서)


수연
선배, 지금 뭐 하고 계세요?


태준
믹스하고 있었는데 마침 잘 왔다. 너 컴프레서 잘 못 쓰겠다고 했지? 이참에 같이 들어보자.


수연
와, 좋아요! 저 컴프 걸린 소리가 뭔지 아직도 감을 못 잡고 있거든요. 대충 ‘소리를 정리한다’ 정도로만 쓰고 있었어요.


태준
그럴 수 있지. 컴프를 단순히 생각하면 그저 ‘소리를 누르는 도구’처럼 들리지만, 사실은 그보다 훨씬 많은 역할을 해. 식칼로도 쓰고 통조림도 따는 서바이벌 나이프 같다고나 할까?

단순히 볼륨을 낮추는 게 아니라, 눌리는 정도와 속도에 따라 소리의 질감이 변해.


수연
전 트레숄드(Threshold)나 레시오(Ratio) 같은 단어들부터 어렵게 느껴지더라고요.


태준
원래 트레숄드는 문지방이라는 뜻이야. ‘이 정도 이상 크면 눌러라’ 하는 기준이지, 레시오는 ‘얼마나 세게 누를지’ 정하는 거고. 레시오를 2:1로 설정하면 트레숄드를 넘은 소리가 절반만큼 줄어들고, 4:1이면 4분의 1로 레벨이 작아져. 8:1, 10:1 정도까지 가면 사실상 ‘리미터’처럼 작동해.

일단 여기 보컬 트랙을 들어보자. 중간중간 바이패스를 해볼게.


수연

음…


태준
(아무래도 어렵나 보네)

한 가지 팁을 줄게. 보컬이 성량을 키울 때 손에 든 마이크를 가까이하거나 멀리하는 걸 상상하면서 노래를 들어봐. 


수연
마이크 거리요?


태준
그래, 어떤 보컬들은 무대에서 고음을 지를 때 마이크를 움직이잖아? 거리로 볼륨을 조절하는 거야. 반대로 조용한 부분을 부를 때는 마이크를 더 가까이 대서 숨소리나 작은 소리도 살리곤 하지. 컴프가 이걸 기계적으로 대신해준다고 이미지 해보는 거야. 보컬 트랙 같은 경우엔 이런 식으로 집중해 보면 컴프레서 눌리는 느낌을 비교적 쉽게 알아챌 수 있어.


수연

진짜 그렇네요! 세게 부르는 부분에서 뭔가 탁 막힌 느낌이 들어요.


태준

잘 들었어. 지금 어택(Attack)을 짧게 둬서 팍팍 눌리는 소리가 들렸을 거야.


수연
어택과 릴리즈(Release)는 어떻게 만져보는 게 좋을까요?


태준
어택은 소리가 트레숄드를 넘었을 때, 몇 밀리세컨드(1/1000초) 뒤에 컴프가 작동할지 결정하는 거고, 릴리즈는 ‘몇 초 뒤에 원래대로 돌아갈지’ 결정하는 거야.


수연
오… 그러면 어택이 빠르다는 건 보컬이 마이크를 빠르게 떼는 느낌이겠네요?


태준
이해가 빠른데? 어택이 빠르면 큰 소리가 나자마자 재빠르게 볼륨이 줄어들겠지. 릴리즈가 빠르면 보컬이 마이크를 빠르게 가져오는 느낌이겠고. 어택과 릴리즈가 빠를수록 컴프 걸린 티가 나. 느리면 눌리는 순간의 티가 덜 날 수 있고. 알겠지? 빠르면 언내츄럴 한 것. 느리면 내추럴한 것.


수연

다음에 컴프 세팅을 할 땐, 마이크를 직접 조절하는 보컬의 움직임을 떠올리면서 세팅해 봐야겠네요.


태준

비슷한 세팅이라도 컴프의 종류에 따라 질감이 크게 달라지니까, 여러 가지 시도해 봐. 검출하는 방식, 압축하는 방식에 따라 Opto 컴프, FET 컴프, VCA 컴프 등등 재미있는 것들이 많아.


수연
아하, 그래서 스튜디오에 이렇게 많은 컴프가 있었던 거군요!
그럼, 저는 어떤 것부터 써보면 될까요?


태준
처음엔 DAW 기본 컴프부터 써봐. 1176이나 2A 같은 컴프들이 유명하고 좋긴 한데, 트레숄드나 레시오 조절 방식이 일반적인 컴프랑 달라서, 개념을 익히기엔 좀 불편해. 게인리덕션을 실시간으로 보여주거나 시각적으로 너무 화려한 컴프도 피해야 해. 들리는 것이 아니라 보이는 것에 의존하게 만들거든. 우선은 기본 컴프레서를 사용하면서 각 노브를 하나하나 돌려가면서 귀로 느껴봐.


수연
언젠가는 제가 막 만져도 다 알아서 적당히 조절해 주는 마법 같은 컴프가 나오겠죠?


태준
…그런 비슷한 것들이 이미 있지만, 그래도 최종적으로는 엔지니어가 결과물이 좋은지 나쁜지 알 수 있어야겠지. 그러니깐 그런 귀를 얻을 수 있도록 기본 컴프 열심히 써보도록 해.


수연
어째 매번 기본 플러그인만 쓰라고 하시는 것 같아요.


태준
맞아 하하하


(계속)

관련자료

댓글 (1)
프로필이미지

사운더님의 댓글

크으 마이크를 붙였다가 뗀다라는 비유가 재미있네요. ㅋㅋ
컴프레서가 처음에 개념 잡기가 어려운것 같아요.
https://s1forum.kr/choborec/홈레코딩기초-이펙터-플러그인-사용법-1-eq-compressor/
그런의미에서 진짜초보 강의 투척

공지글

무료/할인



질문&답변


자유광장

뉴스



최근글

새댓글

알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