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에 단단함과 따뜻함을 간편하게. Sonnox Voca 플러그인
컨텐츠 정보
- 3,961 조회
- 2 댓글
- 3 추천
-
목록으로
본문
본 게시물은 "젤리피쉬 모에"에 작성된 원문을 "스원포코"에 맞게 수정하였습니다.
또한 PluginBoutique의 플러그인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본문에 있는 구매 링크를 통해 상품을 구입하실 경우, 리뷰어에게 일정 수익이 지급됩니다.
Sonnox Voca 구매 링크 (PluginBoutique)
------------------
요 근래는 글을 쓸 틈도 없이 바빴다. 작업실을 이사해야 해서 급하게 모든 장비들을 차곡차곡 정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맥시멀리스트를 지향하고 있는 필자로서는 매우 치명적인 셈이다. 그래도 이전의 환경보다는 훨씬 나은지라 앞으로의 음향 환경 개선을 생각해서라도 여러 가지 투자를 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새로운 플러그인들 도입이다. 옛날에 한 것 같다고? 기분 탓이다. 이번에도 나름 괜찮아 보이는 플러그인 하나를 도입했다. 예전에 필자가 한번 다룬 적 있는 브랜드다. 필자를 포함한 수많은 엔지니어와 작곡가들에게 유용하게 쓰이는 플러그인들을 개발하는 Sonnox에서 출시한 신제품을 소개할까 한다.
이전에도 정리한 적 있지만, Sonnox는 믹싱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 들어본 영국의 플러그인 제조사다. 요즘 시대와 맞지 않는 투박한 디자인을 가지고 있지만 매우 투명하고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는 발군의 성능을 가진 Oxford 시리즈로 유명하다. 필자 역시 Sonnox Oxford 시리즈에 신세를 매우 많이 지고 있는 엔지니어 중 하나다. 최근 프로젝트들에 심심하면 SuprEsser를 투입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가격은 조금 비싸지만 필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사운드를 정리해 주는 능력이 굉장히 뛰어나 자주 사용하게 된다. 특히 불멸의 명작, Inflator는 가격도 저렴하고 성능도 뛰어나 음악을 하는 필자의 지인들에게 선물용으로 자주 주는 플러그인 중 하나다. TMI일수도 있지만, Sonnox가 Sony에서 갈라져 나왔다는 사실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많다. Sonnox 공식 사이트에도 있는 내용인데, Sonnox의 Oxford 시리즈에 속하는 플러그인들 일부는 1980년대에 이름을 날렸던 "Oxford OXF-R3"라는 전설적인 디지털 믹서의 내장 이펙터들을 그대로 가져왔다. 검색 사이트에 Oxford OXF-R3 모델을 검색해 보면 낯익은 디자인의 이펙터들과 소니의 로고가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초창기 Sonnox 플러그인들의 매뉴얼을 확인해 보면 Sony의 로고가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사명도 필자가 추측건대 Sony Oxford를 줄여서 Sonnox로 짓지 않았나 하는 합리적 추론이 가능하다.
이번 리뷰에서 소개할 Sonnox Voca는 이름에서 느껴지듯 보컬 프로세싱에 특화되어 있는 플러그인이다. Sonnox의 기술력과 전문성이 집약된 Oxford 라인업은 아니지만 간편하고 편리하게 적용할 수 있는 Toolbox 라인업으로 출시된 플러그인이다. 글을 쓰면서 알게 되었는데 모르는 사이에 필자는 대부분의 Sonnox Toolbox를 가지고 있었다. Clero도 좋았고, ListenHub도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기에 Voca의 성능이 매우 궁금했다. 이번에도 필자가 신세 지고 있는 "PlugIn Boutique"에서 한번 플러그인을 써 보라고 보내줬다. 가격은 정가 기준 89유로, 한화 84,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현재 출시 기념 인트로 세일이 진행 중이라 10월 11일까지 90달러에 Sonnox Voca를 구입할 수 있다. 만일 Sonnox Voca에 관심이 있었던 사람들은 지금 구입하는 게 적기다.
Sonnox Voca
Sonnox Voca를 설치한 후, DAW를 실행하면, 다음과 같이 정상적으로 플러그인이 설치된 걸 확인할 수 있다. Sonnox Voca는 VST3, AU, AAX 등을 지원해 대다수의 DAW에서 정상적으로 실행할 수 있다. 필자의 경우 VST3을 선호하기 때문에, 다른 것들은 전부 숨김 처리하고 사용하고 있다.
Sonnox Voca를 트랙으로 불러오면 심플한 화면이 나타난다. 이 상태에서도 곧바로 사용할 수도 있지만, 하단에 Quick Guide가 나타나 어떻게 플러그인을 사용해야 할 지를 알려준다. 가이드는 영어로 되어 있지만 중요한 포인트들은 하이라이트 처리되어 있기에 번역기와 함께라면 무서울 게 없다. 게다가 4단계로 굉장히 심플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하단의 Quick Guide는 Sonnox Voca를 최초 실행했을 때만 나타난다. 실수로 무시 버튼을 눌렀다 하더러도 걱정하지 말자. 좌측 하단의 "?" 버튼을 누르면 언제든 Quick 가이드 및 정식 가이드를 읽을 수 있다.
Sonnox Voca는 매우 간단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컴프레션과 새츄레이션. 단 2개뿐이다. 그러나 보컬 톤 및 컬러를 만들 때 이 둘이 가장 큰 역할을 한다는 걸 생각한다면 가장 핵심적인 기능들을 담당하는 셈이다. 조작법 또한 굉장히 간단하다. 간단하게 노브를 돌리고 원하는 톤을 만든다. 진짜다. 이렇게 간단하게 보컬 톤을 만들어낼 수 있는 플러그인이 별로 없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에서 다루도록 하겠다.
Input & Output
Input 및 Output은 Sonnox Voca의 관문이다. 모든 소리는 Input을 통해 들어올 양이 조절되고, Output을 통해 나간다. 마치 굽이쳐 흘러나가는 강물을 생각하면 된다. Output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Input에는 특별한 기능이 하나 붙어 있는데, 바로 Auto 기능이다. Auto는 이름 그대로 소스의 크기에 맞게 적절하게 양을 조절한다. 작은 소스가 들어올 때에는 더욱 게인을 많이 주고, 큰 소스가 들어올 경우 오히려 게인을 낮추는 형식으로 작동한다. 마치 Waves의 Vocal Rider 같은 기능이라고 보면 된다. 꽤 적확하게 작동하고 있어 꽤 놀랐다. Sonnox Voca를 처음 켜는 순간부터 Auto는 자동으로 켜져 있다. 이 기능을 끄고 사용할 수도 있지만 소스의 다이나믹을 평탄하게 맞추고 싶을 때에 필수적이기에 꼭 켜고 사용하는 걸 권장한다. 그 옆의 Optimise는 Auto가 켜져 있을 때 소스의 평균 다이나믹을 감지해 자동으로 최적의 중간값으로 조정하는 기능이다. 일종의 리셋이라고 생각해도 될 듯하다.
Compression / Saturation
Input 및 Output 옆에는 Sonnox Voca의 핵심 기능, Compression과 Saturation이 있다. 동그랗게 생겨서 노브처럼 보이지만 사실 X-Y 패드다. 우측 상단으로 갈수록 두 값이 커지고, 좌측 하단으로 가면 값이 적어진다. X-Y 패드인데 원형으로 디자인한 게 조금 신기하다. 소스가 Sonnox Voca로 들어오면 원 주위에 걸리는 정도만큼 파형이 변화한다. Voca가 소스에 걸린 정도를 시각적으로 바로 확인할 수 있어 직관적이다.
Compression에서는 2가지의 값을 조절할 수 있다. 상하로 조절하는 Stabilise는 소스에 걸릴 컴프레션의 양을 정한다. 누를수록 다이나믹이 안정되니까 "Stabilise"라는 이름을 붙인 듯하다. 반대로 좌우로 조절하는 Squish는 컴프레서에서 발생하는 특성의 정도를 조절한다. 이름 그대로 소스를 짜내서 빠르고 과격한 컴프레싱이 일어나게끔 한다면 Squish 값을 높게 주면 된다. Sonnox에 따르면, Compression은 2개의 직렬 컴프레서로 되어 있다고 한다. 가장 첫 번째의 컴프레서는 굉장히 빠르게 반응하고, 두 번째의 컴프레서는 천천히 반응한다. 1176과 LA-2A의 느낌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약간 Sonnox의 커스텀이 들어갔다고 하니 약간 다른 특성이 나올 듯하다.
Saturation 역시 2가지의 값을 조절할 수 있다. 상하로 조절하는 Saturate는 소스에 새츄레이션을 추가한다. 새츄레이션이 높을수록 소스를 더욱 풍부하게 느껴지게 할 수 있다. 반대로 좌우로 조절하는 Focus는 소스의 컬러를 조절해 주목도를 조절할 수 있다. 소스가 앞에 튀어나와 있는 것처럼 하려면 Focus 값을 양수로 조절하면 된다. 반대로 소스가 뒤에서 받쳐줘야 할 경우엔 Focus값을 음수로 조절하면 된다.
Soften
Compression과 Saturation 바로 옆에는 Soften이라는 노브가 작게 자리 잡은 걸 알 수 있다. 이는 일종의 디에서다. 소스에 귀를 찌르는 대역들의 에너지가 세다면 Soften 노브를 사용해 보자. 하단의 그래프를 통해 어느 정도로 소리가 깎이는지를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Recording Mode
Sonnox Voca에는 또 다른 기능이 하나 숨어 있는데, 바로 Recording Mode다. 레코딩 시 후처리된 소리를 미리 들어보기 위해 소프트웨어 컴프레서를 걸게 된다면 플러그인의 레이턴시가 발생해 실시간 모니터링을 하기에 부적절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DSP로 작동하는 플러그인(예: UAD, AVID)을 사용하거나, 하드웨어를 사용할 수 밖에 없었다. Sonnox 역시 이러한 점을 인지하고 있었기에, Voca에 레코딩을 위한 모드를 추가했다. 이를 사용하게 된다면 컴프레서 및 새츄레이터, 디에서의 품질이 조금 거칠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아무것도 사용하지 않은 상태보단 Sonnox Voca를 사용하여 레코딩을 진행하면 최종 사운드에 가까운 결과물을 레코딩 과정에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이는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Sonnox Voca Demo
백문이불여일견이라고, Sonnox Voca를 실제로 사용해 보자. 최근 보컬 프로젝트를 작업한 게 있지만, 그걸 이용할 수는 없어서 이전에 Auto-Tune 리뷰 때 사용했던 보컬 프로젝트를 다시 가져왔다. 이번에도 메인 보컬 2 트랙에 적용해 봤는데, 꽤 괜찮은 느낌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가장 먼저 Manley 사의 VOXBOX를 걸어 큰 톤을 만들었고, 그 위에 Sonnox Voca로 보컬 제어를 하는 형태로 체인을 구성해 봤다. 간단하게 짠 체인이지만 Sonnox Voca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파악하는 데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필자 기준이지만.
Conclusion
Sonnox는 Oxford 시리즈만 잘 만든다는 선입관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새로운 트렌드를 적용한 Sonnox는 아직 초심을 잃지는 않았다. 사실 보컬에 걸어서 색채를 입히고, 컴프레싱할 수 있는 방법들은 굉장히 많다. 이미 시중에 많은 플러그인들이 사람들에게 인정받기 위해 각축을 벌이고 있고, 수많은 플러그인들이 동시에 잊혀져간다. 이러한 전쟁터 속에서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무언가 한방이 있어야 한다. 특히 요즘 가볍게 작곡에 입문하는 사람들, 보컬을 취미로 녹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이전과 달리 플러그인들은 어느 정도의 직관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점에서 Sonnox Voca는 최근의 트랜드를 완벽하게 맞추는 플러그인이다.
Sonnox Voca의 장점은 직관성이다. 원하는 톤을 쉽게 마우스 클릭 몇 번을 통해 빠르게 만들어나갈 수 있다. 다른 악기들의 톤을 만드는 것 또한 어렵지만 보컬은 가장 어려운데, 이를 훨씬 단순하고 편리하게 개선했다. Input 단에 붙어 있는 Auto 기능은 매우 만족스러웠다. 필자가 보컬 체인을 구성할 때, 평탄화 작업을 위해 Waves의 Vocal Rider를 울며 겨자 먹기로 사용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를 Sonnox Voca가 어느 정도 대체할 수 있다. 이것만으로도 필자에게는 큰 울림을 가져다준 플러그인이다. 컴프레서와 새츄레이터, 그리고 디에서가 하나에 붙어 있는 구성 역시 만족스러웠다. 다만 디테일하게 톤을 조정한다거나 같은 작업엔 다른 EQ나 컴프레서, 새츄레이터가 필요하지만 가볍게 작업할 경우라면 Sonnox Voca 하나만으로도 굉장히 작업 속도를 빠르게 진행할 수 있었다. 요 근래 살펴본 플러그인들 중 단점이 별로 보이지 않는 플러그인이다. 확실한 컨셉과 기능들 덕분에 정말 마음에 든다.
말이 나온 김에 Sonnox Voca 말고도 Clero, ListenHub 등 Toolbox 시리즈 플러그인도 한번 살펴보는 것도 좋다. Oxford 시리즈와는 다르게 확실한 컨셉을 가지고 최근의 디자인 트렌드를 따라가는 플러그인들이라 음악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매우 도움이 많이 된다. 특히 Clero는 주변의 친구들이 메인 EQ로 사용하고 있을 정도로 좋은 퀄리티와 기능을 자랑한다. 필자 역시 Clero, ListenHub를 실제 작업에 활용하고 있다. 만일 믹싱 엔지니어를 목표로 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Sonnox의 플러그인만큼은 꼭 가지고 있는 편이 좋다. 다양한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고, Sonnox에서만 만들 수 있는 독특한 질감들도 몇 있다. 만일 이 글을 읽고 조금 구매 욕구가 생겼다면 한번 Sonnox의 플러그인들을 구매해 보는 건 어떻까. 만약 보컬을 다룰 예정이라면 무조건 Sonnox Voca는 필수다.
관련자료
-
링크
-
이전
-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