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드럼을 이젠 악기로. BEATSURFING - LunchTable 플러그인

본 게시물은 "젤리피쉬 모에"에 작성된 원문을 "스원포코"에 맞게 수정하였습니다. 

또한 PluginBoutique의 플러그인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본문에 있는 구매 링크를 통해 상품을 구입하실 경우, 리뷰어에게 일정 수익이 지급됩니다. 

LunchTable 구매 링크 (PluginBoutiq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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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렸을 적에 다들 그런 경험 있었을 거다. 심심할 때 펜과 컵, 책상을 치면서 간단한 비트를 만들어 누군가를 응원하거나, 서로의 비트 메이킹(물리)을 칭찬하거나 하던 경험들 말이다. 별거 아닌 경험이지만, 그걸로 누군가는 비트 메이커의 꿈을 꾸기 시작하고 또 누군가는 드러머의 꿈을 꾸며 목표를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모습을 보았다. 돌이켜보면 펜 비트메이킹이야말로 가장 단순하면서도 창의적인 행동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필자와 같은 생각을 모 회사도 같이 한 모양이다. 필자의 어린 시절의 노스탤지어를 자극할 만한 물건을 만들었다기에 흥미가 생겼다. 이전까지만 해도 가상 악기에 그렇게 큰 관심은 없었는데, 요즘 들어서 스멀스멀 생기는 걸 보면 작곡에 대한 욕망이 끓어오르고 있나 보다.

 이번에 소개하는 플러그인 개발사 "BEATSURFING"이라는 회사는 필자도 처음 들어본 개발사다. 그것도 그럴 게, iPad 전용 신디사이저 앱을 주로 개발하는 회시가 때문이다. iPad를 활용하여 외부에서 라이브 공연을 할 수 있게 솔루션을 제공하던 회사라 컴퓨터를 이용해 음악을 만드는 이들에겐 잘 알려지지 않을 수밖에 없었다. 최근에 BEATSURFING은 iPad 음악 시장뿐만 아닌 전통적인 DAW 기반의 음악 시장에도 뛰어들기로 마음먹었나 보다. 각을 잡고 그들이 잘하던 드럼 머신 플러그인을 여럿 출시했는데, 본 포스팅에서 소개할 플러그인은 LunchTable이란 이름을 가지고 있는 플러그인이다.

 LunchTable이라는 플러그인은 이름만 들었을 때, 이게 어떤 플러그인일지 감이 잘 오지 않는다. 점심밥상? 이게 무슨 뜻이지? 라고 의아해하실 분도 있을 거다. 그런데, 한번 영상을 보게 된다면 왜 이름을 이렇게 지었는지 단번에 이해하게 된다. LunchTable은 책상을 두드리는 소리를 조합해서 비트를 만드는 플러그인이다. 어렸을 적 펜과 주먹으로 책상을 두들겨서 만드는 비트 메이킹을 이제 컴퓨터로도 할 수 있다. 의외로 고증이 충실해서 여러 가지 펜 소리와 유리컵 때리는 소리, 책상 치는 소리 등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또한 다른 플러그인과 다르게  직접 하나하나 모든 파라미터들을 펜으로 그린 듯한 UI 컨셉이 굉장히 독특하다. LunchTable의 가격은 정가 99달러지만 출시 기념 세일을 통해 49달러에 구매할 수 있다.

Authorization Serial 

 처음 LunchTable을 실행하면 라이센스 코드를 넣으라는 메시지가 나타난다. PluginBoutique나 BEATSURFING 공식 페이지에서 구매한 시리얼을 복사 후 "Paste Serial" 버튼을 눌러주자.

 올바른 시리얼 코드를 넣었다면, 다음과 같이 라이센스 정보가 나타나는데, 가끔 아무것도 표기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시리얼 키에서 라이센스 정보를 제대로 받아오지 못해서 발생하는 버그로 보인다. 추후에 업데이트로 패치될 듯하다.

LunchTable

 LunchTable를 설치한 후, DAW를 실행하면 약간의 플러그인 스캔이 진행된 후, 플러그인 리스트에서 다음과 같이 플러그인이 설치된 걸 확인할 수 있다. 만일 인식이 안 되었을 경우엔 DAW의 설정을 한번 확인해 보길 권장한다. LunchTable은 VST3, AU, AAX 등을 지원해 대다수의 DAW에서 정상적으로 실행할 수 있다. 필자의 경우 VST3을 선호하기 때문에, 다른 것들은 전부 숨김 처리하고 사용하고 있다.

 시리얼 인증 후, 처음 마주하는 LunchTable의 화면은 당황스럽기 그지없다. 보통의 플러그인들은 오리지널이 되는 하드웨어의 특징을 최대한 유사하게 따라 하거나, 현실에서도 있을 법한 디자인을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LunchTable의 UI는 마치 펜으로 그린 듯한 UI가 굉장히 눈에 띈다. 컨셉에 확실한 UI와 디자인 덕분에 인상 하나는 확실하다.

 위에 있는 "More" 버튼을 누른다면 각 패드별로 세부적인 설정을 할 수 있는 창이 나타난다. 세부적으로 파라미터들을 조절할 수 있어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프리셋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더라도 마음대로 뜯고 맛보고 즐길 수 있다.

Feature

 그럼 천천히 LunchTable에는 어떤 기능들이 있는지를 살펴보자. 가장 먼저 Global에 있는 기능들을 보자. Pitch는 소스들의 전체 음정을 바꿀 수 있다. 낮게 낮출 수도 있고 높게 올릴 수도 있다. 트랜스포즈처럼 작동하기에 Cent 단위로 수정할 수는 없다. Global이라는 이름답게 모든 소스에 적용되기 때문에 전체적인 톤이 안 맞다고 느껴질 때 적용하면 좋다. 그 옆에는 레벨을 확인할 수 있는 VU 미터가 있어 현재 소스의 레벨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만일 소리가 작다고 생각한다면 우측의 Gain 노브를 돌려 소리를 키울 수 있다.

 다음은 VU 미터 아래에 붙어 있는 드럼 패드를 먼저 살펴보자. 하단의 드럼 패드는 소리를 체크하기 위한 드럼 패드다. 각 드럼 패드마다 할당되어 있는 악기 및 노트 음계가 붙어 있어서 해당하는 건반을 눌러 연주할 수 있다. 노트 음계는 Studio One 기준 C -2를 눌러야 작동했다. 25 키 건반을 쓰는 사람이라면 키 트랜스포즈를 5번 정도 연타해야만 건반으로 연주할 수 있다.

 각 소스를 누르면 접혀 있던 소스 편집 화면이 뿅 하고 튀어나온다. 역시 펜으로 그려져 있는 UI라 눈에 잘 들어오지는 않지만, 톤을 만들기 위한 대부분의 기능들은 충실하게 들어가 있다. 화면 기준 좌측에는 소스의 종류 및 랜덤성 설정, 샘플 뱅크 및 셋, 샘플의 시작점 및 끝점 설정, 음정 보정, 출력 설정 등을 매우 세밀하게 만질 수 있다. 같은 펜 소스더라도 사용자의 스킬에 따라 다른 소리가 나올 수 있는 무궁무진함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그 옆에는 Close 및 Room이라고 되어 있는 부분이 보이는데, 오케스트레이션 프로그래밍을 했던 분이라면 많이 낯익은 기능들이다. 소스의 마이킹 설정이다. 마이킹 설정은 각 소스들마다 다르게 되어 있어 기본적으로 1개에서 2개 정도의 마이킹 옵션을 가지고 있지만 많게는 3개의 마이킹 옵션이 있다. 또한 단순하게 되어있지만, 다이나믹 설정 및 EQ 설정 등 간단한 소스 가공도 가능하다. 손 드럼에 이렇게까지 정성을 들였다는 점이 꽤 인상적이다. 

 이 부분은 일부러 아껴먹으려고 최후반에 빼놨다. 처음 LunchTable을 보았을 때, 좌측에 작은 격자들이 모여있는 걸 보았을 거다. 최하단에 있는 건 드럼 패드를 작게 만들어놓은 거지만, 그 위의 격자들은 다르다. 이것들은 BEATSURFING에서 미리 만들어놓은 드럼 그루브 프리셋들이다. 저렇게 보면 잘 모르는데, 격자 작은 덩어리 1개당 1개의 루프다. 4x2 격자 묶음이 1개, 4x3 격자 묶음이 9개니까 총 110개의 드럼 그루브 프리셋을 사용할 수 있다. 선택한 그루브는 최상단의 Midi Clip을 누른 후 DAW로 직접 넣을 수 있다. 디자인을 만만하게 봤는데 다양한 기능들이 들어 있어 "왜 이렇게까지 퍼 주는 거예요"라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다.

 Gain 노브 위에 있는 Setting 글자를 누르면 정말 간단한 세팅 화면이 나타난다. 처음 LunchTable에 라이센스 등록했을 때 봤던 라이센스 관리 메뉴와 팁 모드를 켜고 끌 수 있는 기능 외에는 굉장히 심플하다. 이 쯤되면 설정은 그냥 장식인 게 분명하다.

LunchTable De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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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문이불여일견이라고, 한번 비트를 직접 찍어볼 시간이다. 직접 찍은 드럼 그루브 16마디와 미리 제공되는 드럼 그루브 16마디들을 서로 다른 사운드 프리셋을 적용해 보았다. 각각의 프리셋들마다 음량이 달라서 어느 정도 매칭 작업을 한 것을 제외하면 아무것도 건들지 않았다. 이걸로 미니멀리즘 한 음악을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마저 들 정도다. 이미 학창 시절에 해본 거니까 만드는 것쯤이야 문제없지.

Conclusion

 BEATSURFING LunchTable을 사진과 영상으로 간단하게 살펴보았다. 필자는 LunchTable을 살펴보면서 컨셉 때문이더라도 기존의 가상 악기들과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일단 먼저 눈에 들어오는 UI부터 남다르다. 하얀색과 검은색 일색의 디자인은 펜을 두드려 연주하는 손드럼의 컨셉과 굉장히 어울리는 디자인이다. 물론 가독성을 포기해야 했지만 컨셉을 위해서라면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한 듯하다. 기본적으로 들어 있는 샘플들의 퀄리티는 뛰어난 편이다. 이 정도의 사운드를 직접 레코딩하려 했다면 분명 많은 시행착오가 필요했을 텐데, 단 50달러로 해결할 수 있다. 그리고 다른 데서 찾아보기 힘든 스타일의 악기라는 점도 LunchTable을 구매하기에 충분하다. 손드럼만 다룬 가상악기는 처음 보는 것 같다. 전무후무한 컨셉의 드럼머신이 아닐 수 없다. 

LunchTable의 단점도 분명히 있다. 필자가 느꼈던 단점 첫 번째. 아직 완성도가 좋은 편은 아니었다. 현재 버전이 1.0.3인데 겉보기에는 괜찮고 위트 있어 보이지만 실제 사용 시에는 어딘가 나사 빠진 모습이 느껴졌다. 애니메이션이 매끄럽지 않고 툭툭 끊긴다는 느낌을 받았던 경우도 몇 번인가 있었고, 프리셋을 바꾸는 과정에서 아예 LunchTable이 얼어 버리는 사태도 발생했다. 물론 이건 개개인의 환경마다 발생할 수도 있고, 발생하지 않을 수도 있는 케이스 바이 케이스지만, 필자의 컴퓨터에서는 발생했다. 하루빨리 실리콘 맥으로 넘어가던가 해야겠다. 두 번째로 느꼈던 단점으로는 사운드 프리셋들에 있다. LunchTable의 대부분의 사운드 프리셋들에는 컴프레서가 적용되어 있어 각각의 샘플들을 어느 정도 단단하면서도 튀지 않는 선에서 정리된 후 출력이 된다. 그런데, 몇몇 사운드 프리셋은 컴프레서의 양이 너무 빡빡하게 적용되어 있어 비트를 만들 때, 샘플이 반쯤 재생되다가 잘리는 느낌을 받곤 한다. 기본적으로 들어가 있는 그루브를 사용하면 문제가 없을 줄 알았는데, 거기서도 종종 발생한다. 해결법은 잘리는 듯한 느낌이 드는 소스를 선택한 후, 컴프레서의 Decay를 최대한 길게 풀면 크게 해결이 된다. 이건 추후 업데이트를 통해 소폭 조정해 줬으면 좋을 듯하다.

 그래서 이 리뷰의 결론이? 라고 물어본다면, 필자는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조금 더 개선이 필요하지만, 전무후무한 컨셉의 펜 드럼 가상악기." 필자가 가지고 있는 악기들 중에서 이런 컨셉을 가진 악기는 없기에 데모 기간 동안 더욱 열심히 써보려 한다. 지금의 목표는 이걸 활용해서 곡을 하나 내는 건데, 언제 될지는 모르겠다. 생업이 바쁜 것도 있고, 늘 곡은 생각대로 써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약간의 시간이 필요할 뿐이다. 아무튼 완성해서 나중에 영상 BGM으로 가져오던가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