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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디사이저에도 피지컬 모델링? Baby Audio - Ato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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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by Audio Atoms 구매 링크 (PluginBoutiq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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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시작하기 이전부터 필자는 신디사이저라고 하는 장비에 무언가 형용하지 못할 열망이 있었다. 신디사이저를 사서 이걸로 곡을 쓰자 같은 게 아닌 이걸 가져서 마음대로 막 만져보고 싶다 같은 조금 이상한 열망이었지만 말이다. 음향 기기의 세계로 들어오면서 무언가를 막 만지고 싶다는 열망은 어느 정도 이루어진 듯하다. 그러나 미지의 세계가 아직 하나 남아있었다. 바로 신디사이저다. 소리를 마음대로 만들어내고 합성하고 가공하는 신디사이저의 세계는 무궁무진하다. 가장 기초적인 가산합성 방식부터 FM 합성 신디사이저, 그리고 최근 많이 애용되는 웨이브테이블 신디사이저부터 그래뉼러 신디사이저까지 세상에는 별의별 신디사이저가 있고, 많이 활용되고 있다. 다행히도 필자 주변에 신디사이저 매니아들이 한둘이 아니어서 가끔씩 신디사이저 활용법을 전수받곤 하는데, 갈 길이 멀다는 사실을 체감할 뿐이었다. 그러던 중, 새로운 신디사이저가 하나 출시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그런데 좀 이상한 문구가 붙어 있었다. "피지컬 모델링을 사용한 신디사이저"라니. 굉장히 흥미가 생겼다.
이번에 소개할 피지컬 모델링 신디사이저를 만든 곳은 예전에 한번 소개했던 회사다. Baby Audio라는 회사인데 최근 필자도 잘 쓰고 있는 이펙터를 여럿 개발한 실력 있는 회사다. Soothe2의 또 다른 대체제로 각광받은 Smoothe Operator, 쓰기 쉬운 리버브 Crystalline 등 새롭게 출시하는 플러그인마다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회사기도 하다. 필자의 글을 읽어본 분들은 알겠지만, Smoothe Operator 및 Transit 등 몇 가지의 이펙터를 작업에 활용하고 있기도 하다. 간결하면서도 감각적인 디자인에 성능까지 겸비한 좋은 회사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번 글에서 소개할 Baby Audio의 최신작, Atoms는 지금까지의 Baby Audio의 이펙터들과는 약간 다르다. 서두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피지컬 모델링 신디사이저 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Baby Audio는 이펙터뿐만 아니라 가상 악기도 만드는 회사다. Atoms는 Baby Audio가 만든 두 번째 소프트웨어 신디사이저다. 특이하게 스프링을 활로 켜는 것을 알고리즘으로 구현한 피지컬 모델링 방식을 활용했다고 하며, 원자들이 충돌할 때 날 법한 소리를 신디사이저로 구현할 수 있다고 한다. 컨셉도 컨셉인데, 하드웨어에서 사용될 법한 피지컬 모델링을 신디사이저에 적용했다는 점에서 굉장히 흥미로웠다. 다행히도 평소 이런 덕후 기질을 잘 알고 있던 PluginBoutique의 도움을 받아 막 나온 Atoms을 사용해 볼 수 있게 되었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Baby Audio Atoms은 정가 99달러지만 출시 기념으로 59달러에 판매 중이다. 보통 플러그인이 출시되었을 때가 가장 저렴한 경우가 많기에 만일 여유가 있고 흥미가 생긴다면 바로 구매하는 걸 권장한다.
Activate Plugin
Baby Audio Atoms를 설치 후 처음 실행하게 되면 자동으로 체험판 버전으로 시작하게 된다. 여기에 라이센스 번호를 넣게 되면 플러그인 인증이 완료되는 형태다. 잠깐 플러그인을 체험할 목적이라면 하단의 컨티뉴 버튼을 눌러 체험판을 사용하면 된다. 참고로 체험판에는 60초 간격으로 5초 동안 뮤트가 걸린다.
미리 구매해 놓은 라이센스 키를 입력하면 Activation Successful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이제 체험판의 제약이 사라진다. 이후에는 자유롭게 Atoms을 이용하면 된다.
Baby Audio Atoms
Baby Audio Atoms를 설치한 후, DAW를 실행하면, 다음과 같이 정상적으로 플러그인이 설치된 걸 확인할 수 있다. Baby Audio Atoms는 VST3, AU, AAX 등을 지원해 대다수의 DAW에서 정상적으로 실행할 수 있다. 또한 Atoms는 신디사이저 가상악기이기 때문에 스탠드얼론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만일 외부에서 연주할 일이 있을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듯하다. 필자의 경우 VST3을 선호하기 때문에, 다른 것들은 전부 숨김 처리하고 사용하고 있다.
Atoms를 처음 실행한 후 라이센스 등록까지 끝마쳤다면 Quick Start 창이 가장 먼저 맞이해 준다. 총 7단계로 이루어져 있어 차근차근 어떤 기능들이 있는지 살펴볼 수 있다. 추후 다시 볼 수 있기 때문에 지금 스킵해도 무방하다.
Design
이전에도 그랬지만, Baby Audio 답게 Atoms의 디자인은 굉장히 미려하고 깔끔하게 되어 있다. 기본적으로 어두운 톤에 하얀색으로 값들을 표시해 시인성이 좋다. 또한 핵심 요소 중 하나인 6개의 패러미터들은 각각의 고유 컬러를 주어 더욱 눈에 띄게 했다. 이 쯤되면 색의 마술사가 아닌가 싶다. 각 패러미터들의 배치는 악기의 이름을 충실하게 따르고 있다. 원자라는 이름답게 원자의 구성 요소에 맞춘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가운데의 거대한 오실레이터에서는 노트가 연주될 때마다 오실로스코프에 특정 도형들이 쉴 새 없이 움직이는데, 이게 꽤 예쁘다. 비주얼적인 부분도 놓치지 않았다. 추후 설정에 따라 오실로스코프의 도형은 바뀔 수 있다.
스킨에 진심인 Baby Audio 답게 Atoms는 라이트 모드를 지원하고 있다. 우측 상단에서 변경할 수 있는데, 전체적인 시인성을 유지하면서 디자인했다는 게 잘 느껴진다. 확실히 디자인 하난 기깔난다.
Feature
디자인도 디자인이지만 Atoms의 주요 기능들을 살펴보자. Atoms는 피지컬 모델링 신디사이저라고 한다. 즉 하드웨어의 물리적인 부분들을 프로그래밍화 하여 하드웨어와 같은 원리로 소프트웨어에서 구동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부분이 더욱 궁금해 조금 검색해 보았는데, 내장된 이펙터들뿐만 아닌 신디사이저의 소리를 만드는 일부 부분에도 피지컬 모델링이 적용되었다고 한다. 더더욱 소리가 어떨지 궁금하다.
메인 디스플레이에서 확인할 수 있는 이펙터는 Chaos, Force, Drive, Order, Overtones, Filter 총 6개다. 각각의 이펙터마다 모듈레이션이 달려 있어서 독특한 느낌을 부여할 수 있다. 또한 MPE를 지원하는 장비라면 MPE로 이펙터를 조작할 수도 있다. 이펙터에 대한 설명은 아래에 간단히 정리했다.
Chaos는 피치 글라이드 및 디튠을 담당한다. 굉장히 몽환적이면서 긴장감, 시네마틱한 느낌을 주는 이펙터다. Force는 내장되어 있는 스프링 모델링에 마찰 저항을 추가한다. 마찰 저항을 추가하게 되면 깔끔한 소리에 보다 불균형한 디튠 및 노이즈가 추가된다. Drive는 이름 그대로 디스토션을 추가한다. 새츄레이션 이펙터라고 봐도 좋을 듯하다. 우측의 Order는 고음역대 에너지를 감소시킨다. 피아노의 해머에서 나는 부드러운 느낌과 비슷하다. Overtones는 내장되어 있는 스프링 모델링의 고음역대에 뾰족한 배음 들을 추가한다. 과도하게 밝지도 않은데 풍부한 느낌을 줄 때 쓰기 좋아 보인다. 마지막으로 Filter는 로우 패스 필터다. 우측의 아이콘을 눌러 레조넌스 유무를 선택할 수 있다.
하단 기능들은 Atoms의 신디사이징 부분과 더욱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가장 좌측부터 살펴보자면, Root가 눈에 먼저 들어온다. Atoms의 근음을 설정하는 기능으로 +24부터 -24까지 설정할 수 있다. 다만 옥타브 단위로 움직이기에 12, 24 이렇게 끊어진다. 그 옆에 있는 Profile은 Atoms의 음색을 설정할 수 있다. Standard, Inharmonic, Alternative, Lo-Fi 총 4개의 프로필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데, 미묘하게 소리가 바뀐다. 상황에 맞게 선택하면 될 듯하다. Attack과 Release는 어느 신디사이저에서나 볼 수 있는 옵션 중 하나다. 다만 Atmos가 피지컬 모델링을 사용한 신디사이저기에, 내부의 스프링 알고리즘과 연계하여 작동한다. Movement는 스프링에 활을 켜게 되었을 때의 세기와 속도를 조절하는 기능이다. 왼쪽은 세기, 오른쪽은 속도를 조절한다. BPM과 연동하여 1/2, 1/4 등으로 설정할 수도 있다. Modulation은 스프링 알고리즘과 연계되어 있는 픽업과 관련되어 있다. 이를 통해 코러스 이펙트와 비슷한 느낌을 줄 수 있다. Movement와 마찬가지로 위치 및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Vibrato는 스프링의 강성 정도를 조절할 수 있다. 왼쪽은 세기, 오른쪽은 속도를 조절하며 BPM과 연동하여 1/2, 1/4 등으로 설정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Space가 있는데 특이하게 XY패드로 되어 있다. 가로축은 믹스 정도, 세로축으로는 크기를 조절할 수 있다. 설명으로는 어려울 수 있는데, 직접 써 보는 편이 가장 이해하기 쉽다.
Preset
Atoms는 매우 직관적이고 사용하기 편리한 신디사이저다. 직접 소리를 만들어 보는 재미도 있지만 때로는 다른 사람들이 미리 준비해 놓은 레시피를 사용해야 할 때도 필요하다. Baby Audio가 늘 그랬듯, Atoms 역시 프리셋이 굉장히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MPE를 지원하는 프리셋의 경우, 우측에 MPE라고 표시되어 있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번엔 조금 특이한 점이 보이는데, 좌측에 Preset Pack이라는 것이 새롭게 추가되었다. 글을 쓰는 현재(2024.02)에는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팩 2개가 전부지만, 추후 다른 아티스트들과 협업을 통해 개발된 새로운 프리셋 팩을 구매 혹은 추가할 수 있도록 확장할 여지를 만들어 놓았다. 아니면 늘 그렇듯, 직접 만든 프리셋이나 주변 친구나 지인들이 만들어놓은 프리셋을 불러와 사용할 수도 있다.
ETC
그 밖에도 Atoms에는 여러 특이한 기능들이 많이 숨어 있다. 상단 바 좌측에는 어디선가 본 주사위 로고와 재활용 느낌의 로고, 그리고 자물쇠 로고가 있다. 그렇다. Transit 리뷰에서 살펴보았던 기능인 신디사이저 파라미터들을 랜덤으로 배치해 주는 버튼이다. 랜덤을 돌리다가 괜찮은 기능이 나온다면 자물쇠 버튼을 눌러 추후 랜덤이 바뀌지 않도록 잠글 수도 있다. 다만 새로운 기능인 Variations 기능이 추가되었는데, 랜덤을 돌려 나온 값들을 살짝씩 다듬을 때 사용하는 버튼이다. 필자가 예전에 다룬 바 있는 Beatsurfing 사의 RANDOM에 있던 기능과 흡사하다. 덕분에 Atoms에서는 좋은 소리를 주사위 굴리다가 찾을 수 있게 되었다. 실수로 주사위를 한번 더 굴렸더라도 걱정하지 말자. Redo 버튼이 있어 원한다면 바로 이전 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
Redo 버튼 옆에는 처음 Atoms를 실행했을 때 떴던 퀵 가이드를 다시 볼 수 있는 버튼이 있다. 가운데에는 위에서 살펴보았던 프리셋 관련 기능들이 있는데, 큼지막해서 살펴보기 좋다.
이제 우측인데, 여기에 뭐가 또 많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MPE 활성화 버튼이다. 예전과 달리 요즘에는 MPE를 지원하는 키보드들이 많아지면서 가상 악기들도 하나씩 MPE를 지원하는 경우들이 늘어났다. 물론 제대로 사용하려면 MPE를 DAW에서부터 지원을 해야 한다. 필자가 사용하는 Studio One이나, Ableton Live 같은 경우는 대부분 지원하니 컨트롤러만 있으면 된다. MPE 버튼 옆에 있는 버튼은 얼핏 보기엔 기타 설정들이 모여 있는 버튼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모노포닉 및 폴리포닉을 전환하는 버튼이다. 상황에 맞춰서 모노포닉과 폴리포닉을 전환하면 되겠다. 바로 옆 소리굽쇠 버튼은 Atoms의 사운드 튜닝과 관련된 버튼이다. Cents 단위로 조절할 수 있어 일반적인 느낌과 다른 느낌을 줄 수 있다.
Baby Audio Atoms Demo
백문이불여일견이라고, Baby Audio Atoms로 몇 개 정도의 데모를 써 보았다. 스프링을 활로 켜는 형태를 피지컬 모델링한 신디사이저라 어느 정도 정형화된 감은 있다. 그럼에도 최대한 다양한 장르를 쓰려 노력해 보았다. 어떤 톤을 가지고 있는지 영상으로 직접 확인해 보자. 물론 평가는 글 및 영상을 보는 분들에게 맡기겠다.
Conclusion
특이한 컨셉을 가지고 있는 Baby Audio의 Atoms를 간단하게 사용해보았다. 필자가 데모를 작업하고 있을 때, 신세를 지고 있는 작곡가분이 보더니 굉장히 앰비언트 뮤직에 어울릴 것 같다는 의견을 남겨주었다. 그리고 실제로 그 쪽에 많이 특화되어 있다. 스프링을 현으로 비벼서 소리를 내는 현악기의 구조를 피지컬 모델링한 결과물은 꽤 괜찮다고 느껴졌다. 구현하기 어려운 현악기의 특성상 자연스럽지 않은 부분들이 몇 있었지만 고유한 맛이 있어서 오히려 마음에 드는 부분들도 많았다. 내장되어 이펙터들은 꽤 독특한 느낌을 많이 만들어낼 만한 여지들이 많이 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이펙터는 Chaos인데, 피치를 떨어뜨리는 게 묘한 느낌을 줘서 자주 걸어 쓸 듯 하다. 다만 피치가 떨어지는 느낌이 때에 따라 좋지 않기에 타이밍을 잘 맞춰써야할 듯 하다. 처음 Atoms를 사용할 때 스트링 및 패드 계열의 프리셋이 많아서 무척 CPU 자원을 많이 사용하지 않을까 걱정했다. 그런데 사용에 무리를 줄 정도로 많이 사용하지 않아 좀 놀랐다. 피지컬 모델링의 장점이 아닐까 싶다.
Baby Audio Atoms에도 단점은 있다. 물론 매우 개인적인 단점이다. 가장 크게 느껴졌던 게 가상 건반이 없다는 점이다. 이거 정말 별 거 아닌 것처럼 느껴지지만, 생각보다 소리 체크할 때 중요한 기능이다. 요즈음의 프로듀서들은 마우스로 코드나 멜로디를 찍는 경우가 많은데, 미리 프리셋의 소리를 들어볼 수 있는 건반이 없으면 조금 불편하다. 두번째 단점으로는 장르에 따라 사용 목적이 많이 제한될 듯 하다. 스트링 계열이라 만능처럼 보이지만 몇 번 사용해보니 전체적으로 앰비언트 음악 쪽에 초점을 맞춘 소리들이 많았다. 앰비언트 음악에 흥미가 있는 분이라면 꼭 구매해야하는 악기가 아닐까 싶다.
각설하고, Baby Audio의 Atoms를 써 본 감상을 간단하게 요약해보도록 하겠다. Baby Audio Atoms는 "현악기의 구조를 피지컬 모델링으로 구현하여 의외로 가벼운 신디사이저"다. 현악기 계열들은 의외로 수요가 있는데 쓸만한 것들을 찾기 어렵기 때문에 기회가 된다면 쟁여두는 게 장기적으로 도움에 될 때가 있다. 다만 전체적인 사운드들이 특정 장르에 특화되어 있다는 점 때문에 범용적으로 사용하긴 어려울 듯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는 정가 99달러로 사도 아깝지 않다는 느낌이 든다. 물론 현재의 인트로 세일 가격 59달러라면 필자 기준에서 바로 집어가는 게 좋은 선택이다. Baby Audio의 두번째 신디사이저는 꽤 참신한 컨셉이 아니었나 싶다. 다음 번에는 어떤 컨셉의 이펙터나 가상악기가 나올지 조금 두근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