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복구부터 마스터링까지. ACON Digital - Acoustica 플러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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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게시물은 "젤리피쉬 모에"에 작성된 원문을 "스원포코"에 맞게 수정하였습니다.
또한 PluginBoutique의 플러그인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본문에 있는 구매 링크를 통해 상품을 구입하실 경우, 리뷰어에게 일정 수익이 지급됩니다.
ACON Digital - Acoustica 구매 링크 (PluginBoutiq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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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소스를 가공하는 건 많은 시간이 들어가는 작업 중 하나다. 물론 처음부터 좋은 레코딩을 통해 좋은 소스를 확보하면 되겠지만, 좋은 레코딩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은 한정되어 있고, 이를 뒷받침해 줄 좋은 레코딩 환경은 잘 찾아보기 힘든 게 현실이다. 어쩔 수 없이 우리는 오디오 보정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레코딩에서 발생한 문제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며 최대한 좋은 소스로 보이게끔 화장을 할 수밖에 없다. 이전에는 전문 스튜디오에서 이런 오디오 소스 가공들이 이루어졌지만 홈 레코딩의 대중화 및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집에서도 오디오 보정을 할 수 있게 된 시대가 왔다. 이전부터 오디오 소스 가공에 노하우를 가지고 있던 전통적인 플러그인 개발사부터 새로운 AI 및 빅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다 고퀄리티의 오디오 소스 가공을 할 수 있게 된 신흥 플러그인 개발사 등 여러 회사들이 이 시장을 먹기 위해 여러 각축을 벌이고 있다. 덕분에 필자와 같은 신기술 덕후들은 지갑을 매일매일 걱정해야 할 판이다.
이번에 소개하는 프로그램은 PluginBoutique에서 직접 리뷰를 부탁한 프로그램이다. "ACON Digital"이라는 이름의 노르웨이 회사인데 2022년 IMSTA2022에서 잠깐 체험해봤던 적이 있어 필자도 아는 회사였다. 당시에는 오디오 보정 관련 프로그램들 중점으로 인스트럭터의 시연을 잠깐 보고 체험하면서 "RX와 비슷한데 생각보다 기술력이 있네"라는 인상을 받았는데, 1년 뒤에 이렇게 본격적으로 사용해 보게 될 줄은 전혀 몰랐다. Acoustica는 ACON Digital의 모든 기술력을 하나로 담아낸 종합 프로그램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iZotope 사의 RX 시리즈와 비슷한 오디오 에디팅 및 복구 기능을 가지고 있지만, 포스트 프로덕션뿐만 아닌 마스터링 프로그램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MIDI 프로그래밍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제외한다면 DAW라 불러도 될 정도다. Acoustica는 Standard 에디션과 Premium 에디션으로 나뉘어 있는데, 둘의 차이는 오디오 편집을 심층적으로, 그리고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을 위한 기능들이 대부분이다. 예를 들면 Dolby Atmos 포맷 등의 멀티채널 지원이나, ARA2 지원, 특정 오디오 소스 에디팅 및 복구 기능 등이 있다. Standard 에디션으로도 충분히 오디오 수정 작업을 할 수 있겠지만, 평소 오디오 플러그인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Premium 에디션으로 가기를 권장한다. 자세한 기능 차이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ACON Digital Acoustica의 가격은 Standard 에디션이 59.9달러, Premium 에디션이 199.9달러이다. 비슷한 기능을 가지고 있는 RX와 비교하면 압도적으로 저렴한 가격이다. 필자는 PluginBoutique의 지원을 받아 Premium 에디션을 사용해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다시 한번 PluginBoutique에 감사의 말을 전한다.
Authorization Serial
처음 Acoustuca를 실행하면 이름과 회사 이름, 라이센스를 넣으라는 메시지가 나타난다. PluginBoutique나 ACON Digital, 혹은 다른 샵에서 구매 후 받은 시리얼을 복사 후 License Key 쪽에 붙여 넣어준 후, Authorize 버튼을 누르면 인증 완료다. 만일 라이센스가 없더라도 미리 Premium 에디션 및 Standard 에디션을 30일 동안 체험해 볼 수 있으니 궁금한 사람은 부담 없이 다운로드한 후 사용해도 된다.
ACON Digital Acoustca
Acoustica를 설치한 후, 바탕 화면을 살펴보면 Acoustica 아이콘을 쉽게 찾을 수 있다. DAW 상에서도 약간의 플러그인 스캔을 한 뒤에, 플러그인 리스트에서 Acoustica 관련 플러그인들이 설치된 걸 확인할 수 있다. 만일 제대로 스캔이 안 되었을 경우엔 DAW의 설정을 한번 확인해 보길 권장한다. Acoustica는 스탠드얼론 프로그램 외에도 VST3, AU, AAX, ARA2 등을 지원해 대다수의 DAW에서 무리 없이 실행할 수 있다. 필자의 경우, 오디오 편집 프로그램이라면 되도록 스탠드얼론 프로그램을 선호하기 때문에 이번 리뷰에서는 스탠드얼론을 중점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Acoustica의 첫 만남은 살짝 어색했다. 광활한 창이 떠 있는데, 이제 이걸로 뭐함? 상태가 되어버렸다. 어느 정도의 짬으로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감은 잡았지만, 처음 사용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어떤 식으로 사용하면 좋을지 튜토리얼이 있었으면 더욱 좋을 듯하다.
만만한 필자의 노래를 한번 불러와봤다. 여기까지는 일반적인 재생기와 비슷하다. 다만 우측에 큐베이스처럼 세로로 된 트루피크 미터와 위상 미터, 그리고 하단에 라우드니스 그래프 및 스팩트럼 애널라이저가 있어 오디오 분석엔 용이하다고 생각된다. 파일 브라우저와 일반적인 DAW에서 보던 프로세싱 체인을 걸 수 있게 되어 있는 점은 Acoustica가 RX와 설계 방향이 다르다는 걸 알게 해 주는 요소 중 하나다.
물론 RX와 비슷한 스펙트로그램으로도 볼 수 있다. 이렇게 표시하고 나니까 RX 같다는 느낌이 살짝 든다.
Feature - Acoustica
그렇다면 Acoustica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천천히 알아보자. ACON Digital가 홈페이지에 적은 설명대로라면, Acoustica는 간단한 레코딩도 가능하고, 멀티 트랙 믹싱도 가능하고 오디오 보정도 할 수 있고, 포스트 프로세싱도 할 수 있고, 마스터링도 가능하다고 한다. 시중에 있는 오디오 편집 프로그램들을 한데 흡수했다는 느낌이라 기능들이 월등히 많다. Acoustica로 할 수 있는 것들을 일일이 나열하기엔 글도 길어질 게 뻔하므로, 어떤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는지 간단하게 짚어보는 방향으로 글을 작성해볼까 한다. 자세한 내용들은 매뉴얼을 참고하면 된다.
Audio Restore
RX와 비슷한 디자인을 가진 Acoustica는 오디오 수정 및 복원이 가능하다. 수정 및 복원의 범위는 RX가 할 수 있는 것과 거의 동일하다. 특정 범위를 선택해서 그 부분을 지워버린다거나, 클리핑 뜬 부분들을 복구한다거나... 가격적으로는 Acoustica가 조금 더 저렴하기에 좋은 대체재가 될 수 있다. 다만 오디오 스펙트럼 편집 모드는 오디오 스펙트럼 뷰로 보고 있을 때만 사용이 가능하다. 생각 이상으로 꼼꼼하다.
사용법은 RX와 거의 동일하다. 가로 영역을 선택하거나 세로 영역을 캡처하거나, 아니면 작은 네모 박스로 캡처하거나. 그런데 Acoustica는 한 술 더 뜨는 기능을 보여준다. 포토샵에서 볼 법한 매직 툴을 가지고 있는데, 사진처럼 특정 영역을 자동으로 선택해 준다. 자석 툴로 일일이 그려가면서 선택하는 방법도 있지만 조금 더 자동화된 기능이라 매우 만족스러웠다. 이 점 하나만으로도 RX 이상의 만족도를 준다. 다만 컴퓨터 사양에 따라 약간 버벅거림이 있을 수 있다.
Mastering
Acoustica는 오디오 편집 및 복원 프로그램이면서도 마스터링 작업을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다. 특히 Acoustica Premium 에디션에는 마스터링을 작업할 수 있게끔 자사의 ACON Digital Mastering Suite를 번들로 제공한다. ACON Digital Mastering Suite는 Internal Processor 쪽에서 찾을 수 있으며, 컴프레서와 멀티밴드 컴프레서, EQ, 리미터, 그리고 디더 플러그인으로 이루어져 있다. 만일 Standard 에디션을 사용하고 있어 플러그인이 없다면 다른 DAW에서 사용하던 것처럼 VST, VST3 등의 외부 플러그인을 불러와서 사용하면 된다. 꽤 플러그인 지원이 강력한 편이지만, 최초 사용 시에 스캔을 돌려야 하므로 충분히 시간이 있을 때 스캔을 돌려놓는 걸 권장한다.
Mastering 작업 시 가장 귀찮은 부분은 CD 배치를 할 때다. 일반적인 툴에서 마스터링을 하고 윈도우 내장 CD 메이커나 아이튠즈를 통해서 마스터 CD를 만드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Acoustica에서 지원하는 CD 프로젝트를 이용하면 두 번 거칠 필요 없이 더욱 편리하게 CD 마스터를 만들 수 있다. 하단에 별도로 제공되는 라우드니스 미터와 스펙트럼 애널라이저, 레벨 미터 및 위상 미터를 활용하면 충분히 간단한 규모의 CD 마스터를 충분히 할 수 있다. 오디오와 관련된 기능이라면 다 들어가 있는 게 인상적이다.
Extraction
Acoustica는 좋은 선택이 된다. 딥 러닝 기반으로 만들어진 "Remix" 툴을 이용하면 이미 2 채널로 믹싱이 완료된 트랙을 다시 재배치할 수 있다. Acoustica 자체적으로 트랙을 보컬, 피아노, 베이스, 드럼, 기타 등등의 악기로 자동으로 분류하는데, 각각 민감도나 볼륨값을 정할 수 있어 특정 채널만 남기고 다른 부분들은 지워버릴 수도 있다. 음악을 자주 리믹스하려는 프로듀서나 DJ에게 매우 유용한 기능이다. 물론 딥 러닝 기반인 만큼 약간의 운빨은 필수다.
팟캐스트를 만드는 사람이나 외부 레코딩을 자주 하는 사람들에게도 Acoustica는 좋은 선택이 된다. 일반적으로 레코딩 환경을 아무리 좋게 잡았다 하더라도 레코딩을 진행하는 대상의 컨디션에 따라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는 게 레코딩이다. 만일 팟캐스트를 진행했는데, 긴장해서 입에 침이 고인 채로 이야기를 했다거나, 혹은 밖에서 동시 녹음을 했는데 하필 바람이 불어서 웅웅 거리는 노이즈가 잔뜩 낀다거나 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이럴 때 Acoustica로 간단한 대처를 할 수 있다. 쩝쩝거리는 부분이라던가 너무 크게 말해서 피크가 났을 경우에 Acoustica의 Dialogue 시리즈를 사용해 보자. 만일 iZotope 사의 RX를 잠깐이라도 사용해 본 사람이라면 굉장히 낯익은 기능들이 보일 거다. 성능 또한 준수해서 어느 정도 이상의 오디오 보정을 훌륭하게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담이지만 필자가 생각하기엔 Acoustica가 RX보다 좋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하나 있었다. 바로 De-Wind 기능을 Premium 에디션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iZotope RX는 Advanced 에디션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데, 이거 가격이 거진 100만 원이다. 20만 원 대에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오디오 보정 툴은 Acoustica가 독보적이다.
ARA2 and ETC...
위에서 간단하게나마 Acoustica의 기능들을 겉 핥기 식으로 살펴보았다. Acoustica는 위에서 설명한 내용들보다 더욱 많은 기능들을 가지고 있다. 예를 하나 들자면, Acoustica Premium 에디션은 ARA2를 지원한다! 즉 Acoustica의 강력한 오디오 편집 기능을 DAW 내장 에디터를 쓰듯 쓸 수 있다는 뜻이다. Studio One에서 테스트한 결과, 연동성 측면에서 아쉬운 점이 있었지만 Acoustica에서 지원하는 기능들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늘 필자는 Cubase와 SpectraLayers의 연동성이 부러웠다. iZotope RX에서 ARA2를 지원한다고는 하지만 사실상 ARA2라고 부르기에 민망한 수준의 기능이었기에 Acoustica의 존재는 가뭄 속의 단비라고 말할 수 있다.
Acoustica Demo
만일 모종의 이유로 데모 설치가 불가능하다면, 대신 필자의 영상을 보는 걸 추천한다. 백문이불여일견이라고 100번의 설명보다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직접 보는 게 최고다. 지금까지 필자가 리뷰나 팟캐스트 녹음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만들어놓았던 소스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할 때가 왔다. 어떤 식으로 Acoustica를 사용하는지 분석을 하면서 동시에 보정도 하는 방향으로 영상을 만들어보았다. 필자가 마음에 들었던 기능들은 다 꺼내서 써볼 예정이다.
Conclusion
정신없이 달리다 보니 벌써 글을 마무리해야 할 시간이 왔다. ACON Digital의 Acoustica, 첫인상은 썩 좋지는 않았다. 처음 봤을 때, 과연 이걸 쓸 이유가 있을까?라는 의심이 가득했다. 이미 필자는 비슷한 포지션인 RX을 가지고 있기도 했고, 잘 사용하고 있었기에 Acoustica를 사용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RX에서 되지 않는 몇몇 개의 기능들 덕분에 Acoustica의 장점이 더욱 빛을 발한다. Acoustica의 가장 큰 장점은 가격이다. 가장 비싼 에디션이라 하더라도 199달러라는 가격은 경쟁 제품들보다 충분히 메리트가 있다고 느껴질 수밖에 없다. 이 분야에서 가장 유명한 RX Advanced가 1199$, SpectraLayers가 399$인걸 생각하면 가격이 가장 저렴하다. 그렇다고 해서 기능이 밀리지는 않는다. 요즘 유행하는 AI 기술을 이용한 음원 밸런스 재배치, 스펙트로그램을 이용한 오디오 정밀 편집, 팟캐스트 및 야외 레코딩 엔지니어를 위한 오디오 보정까지 될 건 다 된다. 또한 Acoustica는 자체적으로 VST2, VST3, AU를 지원하고 있어 DAW를 따로 구입하지 않더라도 자체적인 마스터링 작업을 할 수 있다.
필자가 Acoustica를 사용하면서 느꼈던 점 중에 개선해야 할 점들도 몇 가지 있다. 가장 첫 번째는 UI 디자인이다. 물론 여러 가지 기능들을 하나의 프로그램에 담는다는 게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런데 적어도 UI 디자인만큼은 조금 다듬어줬으면 한다. 특히 외부 플러그인을 불러왔을 때, 하단에 재생 / 정지 / 레코딩 버튼. 이거 없어도 좋을 거 같은데 왜 있는지 모르겠다. 두 번째 단점으로 생각했던 점은 정체성이다. 이게 꽤 큰 단점이라고 필자는 생각하는데, Acustica가 어떤 프로그램인지 정의하기가 참 어렵다. 앞서 언급했던 경쟁자들, iZotope RX나 Steinberg SpectraLayers는 오디오 편집 및 복구라는 명확한 지향점이 있다. 내부 모듈 및 UI 디자인도 심플하면서도 짜임새 있게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Acoustica는 레코딩도 하고 싶고, 오디오 편집 및 복구도 하고 싶고, 마스터링 작업도 하고 싶고... 너무 많은 기능들을 하나로 담으려 한다는 인상이다. 물론 다다익선이라고 많은 기능이 있는 건 좋지만, 완성도 높은 하나의 기능이 평범한 여러 기능들보다 좋을 때가 있다. 그 밖에도 ARA2에서 재생 바 동기화 에러, 스탠드얼론 프로그램이 무겁게 동작하는 등의 자잘한 문제들이 있지만 사용에 있어 크게 문제 되는 부분들은 아니다. 일단 고쳐준다면 매우 고맙지만 말이다.
당분간 필자는 RX와 Acoustica를 동시에 쓰기로 결정했다. RX 나름의 장점이 있고 Acoustica 나름의 장점이 있어서 둘을 병행해서 쓰는 게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나중에 되면 혹시 모른다. 갑자기 RX가 업데이트를 통해 ARA2를 지원하는 등 미쳐 날뛸 수도 있는 거고, 아니면 Acoustica가 대량으로 신기능을 추가하면서 RX를 가뿐히 추월할 수도 있는 거고. 현재로서는 둘 다 만족스럽다. 이 정도면 충분히 추천할 만한 프로그램이다. 만일 오디오 편집 및 복구 프로그램을 고민 중인데, 무엇을 사야 할까 고민 중인 분이라면 RX도 좋지만 Acoustica를 써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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