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작업
드럼을 믹스해보자 - 킥 : 깨워라! 믹싱스피릿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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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믹싱룸. 태준과 수연이 세션을 앞에 두고 앉아 있다.)
태준
자, 이제 본격적으로 믹스를 해볼까? 우선 킥 드럼부터 시작하자. 수연아, 믹싱을 할 때 "탑-다운 믹싱"과 "바텀-업 믹싱"이란 개념이 있는데, 혹시 들어본 적 있어?
수연
네! 바텀-업 믹싱은 개별 악기부터 다듬어서 하나하나 쌓아가는 방식이고, 탑-다운 믹싱은 전체적인 밸런스를 먼저 맞춘 다음에 세부적으로 들어가는 방식이죠?
태준
정답! 나는 일단 전체 볼륨 밸런스를 먼저 잡아놓고 개별 트랙을 다듬는 탑-다운 방식을 자주 써. 우선 K-14 미터로 맞추면서 레벨링을 조정해볼게.
수연
K-14 미터요? 그건 왜 그렇게 하는 거예요? K-20이랑은 어떤 차이가 있나요?
태준
-14dBFS를 제로에 두고 움직이는 미터라고 보면되는데, 다른말로 하면 헤드룸이 14dB인 VU미터 비슷한거야. 대중음악을 믹싱할 때 아주 유용하지. 지금 이해못해도 괜찮아. 직접 만지는걸 보면 알 수 있을거야. 전체 소스를 재생하면서 러프하게 밸런스를 잡아보자.
수연
음 이렇게 해도 괜찮은 건가요? 사실 잘 모르겠는데…
태준
혼란스러울 수도 있어. 일반적으로 믹싱을 가르칠 때, 킥부터 하나하나 개별 소리를 다듬으며 쌓아가는 '바텀-업' 방식을 알려주거든. '킥의 피크를 -10dB에 두어라'는 식으로. 나 역시 그런식으로 작업해왔고.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이것저것 하다보니, '탑-다운' 방식도 장점이 많더라고. 무엇보다 한번에 소리를 완성하지 않고 한번에 한발짝씩 다듬어 가니 완성도가 높아지는 느낌이랄까?
수연
선배가 그렇게 말씀하시니 저도 한번 배워봐야겠어요!
태준
뭐, 탑-다운이라고 해서 거창한 건 아니고, 우선 전체적으로 볼륨만을 건드리면서 전체곡의 밸런스를 우선 잡아보는거야. 필요한 경우 버스 채널에 적당한 이큐를 써서 넓은 Q로 살짝씩 건드려 봐도 좋아.
(트랙을 재생하며) …이 정도면 됐고, 이제 킥을 솔로로 들어보자.
수연
어? 킥만 들어야 할 것 같은데, 뭔가 다른 소리들도 같이 들려요.
태준
맞아. 드럼에 마이킹해서 받은 소스들은 블리드(bleed), 즉 다른 악기의 소리가 같이 녹음되는 경우가 많아. 드럼 소리가 워낙 크니까. 이 상태에서 EQ나 컴프를 걸면 우리가 원하지 않는 주파수까지 조정될 수 있어. 이럴 때 필요한 게 뭐겠어?
수연
게이트… 맞죠?
태준
정답. 게이트를 걸어서 우리가 원하는 킥 소리만 남겨볼게. (게이트를 설정하며) 보통 릴리즈는 곡의 템포에 따라 다르지만, 이 곡처럼 전형적인 밴드 음악에선 킥이 딱 끊어지는 게 중요하니까 릴리스를 과감하게 짧게 줄여볼게. 들어봐.
수연
와, 확실히 불필요한 소리들이 많이 없어졌네요. 소리가 또렷해졌어요! 근데 선배, 릴리스를 짧게 하면 킥이 너무 딱딱하게 끊어지는 거 아닌가요?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게 아니라 좀 뚝뚝 끊기는 느낌이 들 수도 있을 것 같은데…?
태준
좋은 질문이야. 그치만 우리에겐 오버헤드와 룸이 있잖아. 일부러 킥의 릴리즈를 남기고, 컴프로 어택을 강조하며 볼륨을 올리고 나서, 남은 서스테인을 오버헤드와 룸으로 채워주는거야. 그러면 두 소리가 레이어가 되면서, 어택이 강조되는 거지. 이따 오버헤드 트랙의 볼륨을 올려보면 알 수 있을거야.
수연
네 알겠어요. 이제 컴프를 걸어야 하는 걸까요?
태준
맞아. 특히 드럼 트랙에서는 뒤에 버스 컴프가 걸릴 예정이니까 개별 트랙에선 과하게 걸지 않는 게 좋아. 자연스럽고 적당한 수준으로 펀치감을 끌어올려보자. 여기선 어택을 30ms 정도로 두고, 레시오는 2.5:1로 잡아서 살짝만 눌러볼게. 들어봐.
수연
음… 컴프레서는 소리를 누르는 이펙터인데, 왠지 어택감이 좀 더 살아난 것 같은데요?
태준
그렇지? 컴프의 어택을 길게 두면 첫부분이 살아남고, 나중에 소리가 눌리니까 어택이 강조되는 거야. 자, 이제 EQ를 걸어보자. 킥에서 중요한 대역은 어디일까?
수연
킥에서 가장 중요한 대역은 60~80Hz 아닌가요? 가슴을 울리는 저음이 필요하잖아요.
태준
그래. 그리고 또 중요한 게 있어. 바로 비터(beater) 소리. 킥 페달이 헤드를 치는 부분에서 나오는 소리인데, 이걸 강조하면 킥이 더 존재감이 생기지. 보통 2~4kHz를 부스트하면 좋아. 들어볼래?
수연
아, 이거구나! 근데 너무 과하면 좀 날카로울 것 같은데요?
태준
그럴 땐 적당히 조절하면 돼. 그리고 120~150Hz 정도를 부스트해볼까? 어떤 느낌이 드는지 말해봐.
수연
음… 뭔가 통통 튀는 소리가 들려요. 조금 둔탁한 느낌도 있고…
태준
맞아. 이 대역을 너무 강조하면 킥이 둔탁하고 붕붕거리는 느낌이 나. 킥을 단단하게 만들려면 이런 부분을 다스려주는게 중요하지. 물론 곡에 따라서 달라. 레게 같은 장르를 할 때는 오히려 붕붕거림이 필요할 때도 있으니까. 그치만 이번에는 이쪽 대역을 살짝 컷해보자. (120~150Hz 컷)
수연
확실히 킥이 더 타이트해졌어요!
태준
이제 마지막으로 EQ와 컴프 순서를 바꿔볼게. EQ를 컴프 앞에 두면 어떤 변화가 있는지 들어봐.
수연
오, 부스트한 부분이 더 강조되네요!
태준
그렇지? 컴프가 부스트된 주파수 대역을 먼저 눌러주니까 더 명확해지는 거야. 자, 이제 오버헤드를 적당한 비율로 섞어서 킥과 자연스럽게 조화시켜보자. 킥이 너무 단독으로 떠 보이지 않게 말이야.
수연
와, 사실 게이트 때문에 킥이 뚝뚝 끊어져서 좀 이상했는데, 오버헤드랑 같이 섞이니까 훨씬 자연스러워졌어요. 진짜 곡 안에 녹아드는 느낌이에요.
태준
오버헤드 트랙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겠지? 킥만 솔로로 듣고 믹스하면 안 돼. 드럼은 특히 전체적으로 듣고 조화롭게 다듬어야 해.
수연
네 알겠습니다 선배.
태준
이해가 빠르네. 자, 이제 스네어로 넘어가볼까?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