팟캐스트는 이제 이걸로 끝. RøDE RøDECaster Pro II /w 캣츠렌탈 오디오인터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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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게시물은 "젤리피쉬 모에"에 작성된 원문을 "스원포코"에 맞게 수정하였습니다.
또한 "캣츠렌탈"에서 제품 대여를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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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초, 아직 겨울이 완연히 남아있던 때에 디제잉 파티를 보러 서울로 향했다. 필자의 지인들을 주축으로 개최된 디제잉 파티였기에 얼굴 도장도 찍을 겸, 최근의 트렌드는 어떤 식으로 흘러가는지를 파악할 겸 여러 가지 목적이 있어 방문했다. 이번 디제잉 파티를 감상하던 와중, 무언가 위화감을 느꼈다. 어딘가 스피커가 날카로운 느낌. 원인을 찾던 도중 정신을 차리고 보니 지인과 함께 PA를 보고 있던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최근에 PA 관련 애니메이션을 본 것도 있었고, 2017년 음향을 공부할 당시 PA도 같이 배웠던지라 생각보다 "할만한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후부터 다양한 디지털 믹서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던 도중, KOBA2023에서 만져본 어떤 기기 때문에 "이거 정도면 내가 충분히 다룰 수 있겠다"라는 확신을 얻었다. 바로 RøDE에서 출시한 디지털 믹서, RøDECaster Pro II다.
RøDECaster Pro II를 만든 RøDE(Rode, 로데)라는 회사는 영상 업계에서 주로 사용되는 샷건 마이크나 무선 마이크 시스템으로 유명하다. 게다가 전통적인 음향 강자들이 모여 있는 독일이나 영국, 일본, 미국이 아니라 호주에 본사가 있는 회사다. 필자도 Rode의 샷건 마이크를 하나 가지고 있다. 사이즈도 작고 사운드를 따기 좋아서 목소리 수음이 중요한 디스코드 통화에 주로 사용하지만, 가끔씩 사운드가 필요할 때마다 들고나가곤 한다. 가격도 다른 샷건 마이크 대비 저렴해서 굉장히 각광받고 있는 업체다. 그런데 Rode의 시작은 다른 회사와는 조금 다르다. 이전의 Rode는 중국에서 마이크를 수입하여 판매하는 업체였다. 중국산 마이크를 수입하면서 얻은 노하우를 기반으로 자체적인 커스텀을 거쳐 최초의 마이크, NT2를 만듦으로써 본격적으로 마이크 제조업체로 시장에 뛰어들게 된다. 이후 스튜디오 레코딩 장비 제조뿐만 아닌 카메라 외장 마이크들을 제품군을 확대해 히트함으로써 Rode라는 이름이 전 세계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현재 Rode는 방송 및 음향 시장에서 저렴하면서도 좋은 품질의 마이크를 지속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RøDECaster Pro II는 Rode에서 개인 방송 및 팟캐스트 시장을 노려 출시한 디지털 믹서다. 4년 전 1세대인 RøDECaster Pro가 시장에서 흥행한 이후 출시된 후속작이다. RøDECaster Pro는 "개인 방송을 진행하는 사람을 위한 올인원 장비"라는 컨셉을 가지고 있어 개인 방송에서 필요한 모든 기능들이 들어가 있다고 한다. 아쉽게도 필자는 이전 모델을 사용해보지 못했지만 늦게나마 후속 모델을 사용할 수 있어 다행이다. RøDECaster Pro II는 RøDECaster Pro에서 아쉬운 점을 보완한 모델이라 보면 될 듯하다. 모든 노브 및 패드에 컬러 LED가 들어갔고, 조작을 위한 터치스크린의 사이즈가 커지고 내장 이펙터들의 퀄리티 상승, 다양한 입력 지원 등 꽤 다양한 것들이 바뀌었다. 가격은 1,090,000원이다. 가격이 꽤 비싼 것 같지만 인터넷 방송에서 자주 사용되는 인터페이스의 가격이 120만 원 정도인 걸 생각하면 저렴한 축이라 필자는 생각한다. 뭐니 뭐니 해도 RøDECaster Pro II는 단독으로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믹서다.
What is "캣츠 렌탈"?
RøDECaster Pro II는 가격이 꽤 있는 편이다. 아무리 요즘 어떻게든 싸게 살 수 있는 세상이다 하더라도 정가 1,090,000원이라는 가격은 꽤 부담이 되는 가격이다. 그렇다고 잠깐 써보고 방출하기엔 시간과 금전 둘 다 깎여나간다는 점이 꽤 크게 다가왔다. 그런데 RøDECaster Pro II는 7년 만에 처음으로 사용해보고 싶은 디지털 믹서였기에 포기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이전에도 이용하기도 했고, KOBA2023에서 더욱 상세한 설명을 들었던 음악 장비 대여 서비스, "캣츠 렌탈"의 문을 두드렸다.
캣츠 렌탈은 마이크나 오디오 인터페이스와 같은 프로 장비나 이어폰 및 DAC 등 하이파이 장비 등 사운드캣이 취급하고 있는 모든 장비들을 빌려서 사용할 수 있다. 최근 유튜브로 이름을 알린 Hi-Fi 오디오 제품부터, 음악인들을 위한 오디오 인터페이스 및 마이크까지 모두 빌려서 사용해 볼 수 있다. 캣츠 렌탈은 인수형 렌탈과 써보기 렌탈, 총 2가지의 서비스를 지원한다. 인수형 렌탈과 써보기 렌탈은 장비를 빌려준다는 점은 동일하지만 결제 방식이나 처리 과정에서 약간 다른 점이 있다.
인수형 렌탈은 이름 그대로 정해진 기간 동안 렌트비를 내며 사용하다가 정해진 기간을 채우면 렌트했던 물건이 자신의 소유가 된다. 신용 거래를 하는 만큼 어느 정도의 신용조회가 이루어지며, 신용카드로만 렌트를 진행할 수 있다. 이러면 할부 구매와 다른 게 뭔가 싶을 수도 있지만, 인수형 렌탈은 사용하다 제품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 바로 렌탈을 중지할 수 있다. 대신 정해진 약정을 파기하는 거기 때문에 위약금이 추가로 나갈 수 있다. 또한 제휴 카드를 사용하면 월 최대 25,000원 이상의 구독비 할인이 들어가 원가보다 저렴하게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 조금이라도 제품을 싸게, 그리고 달당 비용을 절감하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는 플랜이다.
써보기 렌탈은 이름 그대로 짧은 기간 동안 제품을 체험할 수 있다. 최대 3개월까지 제품 렌탈이 가능하며, 렌트 기간이 끝난다고 해서 제품이 자신의 소유가 되진 않는다. 그래서 처음 써보기 렌탈을 결제할 때, 각 개월치를 일시불로 결제한다. 일시불로 내는 만큼 별도의 신용도 보지 않고, 그냥 돈 내는 만큼 빌려 쓰는 거다. 필자와 같이 제품을 리뷰하는 리뷰어들, 그리고 제품 구매 전, 성능을 체험하고 싶은데 금전적으로 부담이 되는 사람들에게 적합한 플랜이다.
이번 리뷰를 위해 이전에도 애용하던 써보기 렌탈 프로그램을 이용하였다. 3개월 정도라는 짧지도 않고 길지도 않은 기간 동안 직접 제품을 사용해 볼 수 있어 이 물건이 자신에게 꼭 필요한 제품인지 파악할 용도로 안성맞춤이라 가장 마음에 들었던 프로그램이다. 렌탈 신청을 캣츠렌탈 페이지에서 신청한 지 하루 뒤, 필자의 작업실로 물건이 도착했다. 2일 정도 걸릴 줄 알았는데 바로 다음날 배송되어 굉장히 놀랐다. 비록 빌려 쓰는 장비지만 마이 뉴 기어는 언제나 참을 수 없다.
Unboxing
스원포코 웹사이트의 한계로 RøDECaster Pro II를 개봉하는 영상으로 대체한다. 만약 모든 내용이 궁금하다면 하단의 관련 링크를 참고 부탁한다. 박스가 거대하기에 평소 책상 위에 물건들을 꽉 차게 올려놓는 필자의 작업실에서 촬영과 동시에 언박싱이 힘들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할 만했다. 추후 촬영 전용 공간을 만들던가 해야겠다.
Power On & Setting
뒷면의 전원 버튼을 가볍게 누르면 약간의 로딩 후 "RøDECaster Pro II"라는 글자가 나오며 초기 세팅이 시작된다. 이미 디지털 믹서를 많이 만져본 사람도 있겠지만, 처음 RøDECaster Pro II로 디지털 믹서를 접하는 사람들도 있기에 이러한 세팅 과정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천릿길로 한 걸음부터라고, 설정의 시작은 언어 설정부터다. RøDECaster Pro II는 총 10개의 언어를 지원하는데, 한국어를 지원하는 게 눈에 띈다. 여기서 필자는 한국어로 설정 후 다음 과정을 진행하였다. 한국어로 설정했을 때 용어들이 어떻게 번역되었을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다만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어느 정도 음향 관련 지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영어"로 언어 설정을 하는 걸 권한다. 인터넷에 훨씬 많은 정보도 있을뿐더러, 문제 발생 시 더욱 빠르게 해결되는 등 은근히 도움이 된다. 포토샵이 한국어를 지원하는데 대다수의 강의들이 영어 기반으로 진행되는 것과 같은 사례라고 이해하면 좋을 듯하다.
언어 설정이 끝났다면 이제 시간 설정을 할 차례다. 시간 설정을 꼭 해야 하나?라는 의구심이 들 수도 있지만, 팟캐스트 레코딩이나 라이브 방송 시 시간이 매우 중요한 요소임을 생각한다면 되도록 정확한 시간으로 맞춰주는 것이 좋다. 기본적으로 터치로 조작하며, 24시간 옵션 및 AM/PM 설정, 표준 시간대 설정 등을 추가로 할 수 있다. 아래에 있는 "홈 화면에 쇼 날짜 및 시간 표시"는 이후 설정이 끝나면 시간을 홈 화면에 보일 건지의 여부를 결정하는 기능이다. 추후 끌 수도 있으니 일단은 켜고 다음으로 진행하겠다.
날짜 및 시간 설정이 끝났다면 인터넷 접속 여부를 묻는다. RøDECaster Pro II는 오디오 인터페이스가 아닌 디지털 믹서인지라 Wi-Fi나 랜 포트를 통해 자동 펌웨어 업데이트 등을 지원한다. 또한 컴퓨터에 연결해서 전용 프로그램 "RøDE Central"을 통해 펌웨어 업데이트를 할 수 있다. 필자는 추후 컴퓨터에 직접 연결할 예정이므로 "업데이트 안 함"을 선택하여 다음으로 넘어갔다. 어차피 네트워크 설정은 나중에 다시 할 수 있다.
네트워크 설정을 넘어갔더니 "해석학"이라고 하는 이상한 화면이 필자를 반기고 있다. 영어의 "Analysis"를 너무 직설적으로 번역한 듯한 단어가 갑자기 튀어나와서 적잖이 당황했다. 일반적인 스마트폰에서 자주 찾아볼 수 있는 "사용 통계"와 관련된 기능인데, 필자는 대부분의 사용 통계 기능들을 끄고 사용하고 있기에 전부 끄고 다음으로 넘어갔다.
어려운 해석학과의 싸움을 빠르게 처리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오니 "쇼 설정"이 나타났다. RøDECaster Pro II에서의 "쇼"는 DAW에서의 프로젝트 모드라고 이해하면 좋다. 하나의 쇼마다 서로 다른 오디오 세팅과 사운드 세팅을 가지고 있다. 일종의 믹서 프리셋이라 보면 정확하다. 필자는 순정 기능으로 사용하고 싶어 기본값으로 선택했지만, 만일 이전 RøDECaster Pro에서 만든 쇼 파일이나 다른 RøDECaster Pro II에서 만든 쇼를 그대로 사용할 사람은 우측의 "수입 쇼"를, RøDECaster Pro II가 처음인 사람은 설정 마법사를 선택하면 된다. 참신한 번역에 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Import를 수입으로 번역한 이유가 또다시 궁금해진다. 추후 업데이트로 번역이 깔끔하게 수정되었으면 좋겠다. "설정 마법사"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을 관련 링크를 확인 부탁한다.
여차저차하여 Show를 만든 후 사진과 같은 화면이 나온다면 모든 설정은 끝났다. 이제 원하는 대로 팟캐스트 혹은 개인 방송을 진행하면 된다.
Main Display
Show 설정이 끝난 RøDECaster Pro II 메인 메뉴 화면은 다음과 같다. 처음 보면 무척 복잡해 보이지만, 지금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빠르게 파악하기 좋다. 좌측 상단에는 Show 아이콘과 현재 날짜와 시간이 표시된다. 바로 오른쪽에는 모니터 채널의 출력과 마스터 단의 출력 정도, 그리고 인터넷 연결 및 설정 버튼이 있다. 하단에는 물리 페이더 6개와 가상 페이더 3개가 표시되어 있다. 터치 스크린으로 조절할 수 있게 생겼지만, 페이더 조절은 터치 스크린으로 불가능하다. 물리 페이더야 RøDECaster Pro II 하단의 페이더를 움직이면 그만이지만 가상 페이더들은 일일이 터치를 하거나 우측의 큰 노브를 눌러 조절할 채널을 고른 후 값을 조절해야 한다. 그렇기에 되도록 자주 만져야 할 채널이라면 물리 페이더에 할당해 놓자. 그 옆에는 Smart Pad 슬롯이 자리 잡고 있는데 Smart Pad에서 샘플이 재생 중인 경우, 시각적으로 알림을 줘서 언제 소스가 마무리되는지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채널 하단의 아이콘을 누르거나 사진처럼 채널 위의 버튼을 누른다면 채널 설정으로 들어가게 된다. 위의 Quick Setup에서 본 마이크 종류 설정과 마이크 레벨값, 그리고 프로세싱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 프로세싱의 경우 Aphex 사에서 개발한 이펙터들을 사용하는데, Depth, Sparkle, Punch라 불리는 간략화된 이펙터가 기본값이다. 이름 그대로 목소리에 깊이, 반짝임, 그리고 펀치감을 줄 수 있어서 붙인 명칭으로 보인다. 만일 자신이 만든 세팅을 다른 채널에도 적용하고 싶다면 우측 하단의 "프리셋" 버튼을 눌러 프리셋으로 만들 수 있다.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간략한 이펙트들이 너무 단순하다고 느껴진다면 우측 하단의 고급 버튼을 누르면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EQ와 컴프레서 등의 이펙터들이 나타난다. 믹서인 만큼 하이패스 필터, DeEsser, EQ, Exciter 등 총 8개의 이펙터가 내장되어 있다.
내장되어 있는 8개의 이펙터들은 Aphex 사의 이펙팅 기술을 사용한다. 필자는 처음 듣는 회사지만 이 바닥에서 꽤 잔뼈가 굵은 회사 중 하나다. 이펙터들의 품질은 꽤 준수한 편이다. 각각의 값들을 터치로 조절할 수 있지만 우측의 마스터 노브를 이용해서 세부적으로 조절할 수도 있다. 다만 번역이 완벽하지 않기에 불편함을 느낀다면 시스템 언어를 영어로 바꿔서 사용하자.
Feature Video
스원포코에서의 가독성을 위해 일부 내용들을 들어내고 영상으로 대체하였다. 영상에서 설명하지 못한 부분들도 있기에 자세한 내용은 관련 링크를 확인 부탁한다.
RøDE Central
RøDECaster Pro II는 스탠드얼론을 지원하기에 이 안에서 모든 설정을 할 수 있지만, 대부분이 터치 스크린 기반으로 되어 있어 사람에 따라서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다. 이런 단점들을 보완하기 위해 RøDE는 RøDECaster Pro II와 같이 쓸 수 있는 데스크탑 애플리케이션을 같이 제공하는데, 바로 RøDE Central이다. RøDE Central을 통해 관리할 수 있는 장비도 꽤 있어 만일 RøDE 제품을 사용하는 분이라면 한번 체크해 보자. Windows와 macOS를 지원한다. 모바일 버전도 있지만 RøDECaster Pro II에 대응하진 않는다.
처음 RøDE Central을 실행하면 RøDE 장비를 연결하라는 안내문이 나온다. 네트워크 연결로는 잡히지 않으며 오직 USB-C 포트 1번에 컴퓨터를 연결해야만 한다. 네트워크 연결을 지원해 줬다면 훨씬 편하게 관리할 수 있었을 텐데.
컴퓨터와 RøDECaster Pro II를 연결하면 다음과 같이 좌측에 연결된 장비 리스트가 나타난다. 만일 펌웨어 업데이트가 있을 경우, 장비 리스트에 업데이트가 있다는 알림이 같이 나타난다. 필자 또한 RøDECaster Pro II를 컴퓨터에 연결하니 업데이트가 있다고 해서 다운로드하였다.
우측에 연결된 제품을 누르면 조작할 수 있는 기능들의 리스트가 나온다. RøDECaster Pro II 내부에서 이미 살펴본 바 있는 기능들이 보인다. 이것을 터치가 아닌 컴퓨터에서 조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편리하다.
오디오 셋업에서는 물리 페이더와 가상 페이더에 입력 채널 매핑을 할 수 있다. 필자 개인적인 생각으론 RøDECaster Pro II 내부에서 채널 매핑을 하기보단 RøDE Central을 통해서 하는 방법이 더욱 편하다고 생각한다. 마우스로 컨트롤할 수 있어서 훨씬 더 직관적이다.
또한 오디오 설정에서는 각 입력에 어떤 마이크가 사용되었는지 설정할 수 있다. 믹서 디스플레이에서 보던 것과 달리 훨씬 시원시원해서 보기가 좋다. 그러나 UI는 믹서에 들어 있는 것을 똑같이 따라가는 느낌이 있다. 컴퓨터에서 조작하는 부분도 별도의 투박한 UI가 아닌 믹서의 UI를 그대로 가져다준 건 일장일단이 있다고 생각한다. 비주얼적으로는 일단 마음에 든다. 다만 사람에 따라서 마우스 동선이 길어진다는 점이 있을 수 있겠다. 일단 필자는 호 쪽이다.
장비 설정 화면에서는 RøDECaster Pro II의 내부 설정들을 조작할 수 있다. 위에서 살펴봤던 헤드폰 출력,모니터, 라우팅, 리슨, 멀티트랙, 마스터 프로세싱뿐만 아니라 화면 설정 및 시스템 설정을 마우스로 조작할 수 있다.
위에서 RøDECaster Pro II 내부 설정으로는 스마트 패드에 새로운 샘플들을 추가할 수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RøDE Central을 이용한다면 스마트 패드에 새로운 오디오 샘플들을 넣을 수 있다. 그전에 RøDECaster Pro II를 전송 모드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화면의 Continue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RøDECaster Pro II가 전송 모드로 들어간다.
샘플을 스마트 패드에 넣는 방법은 간단하다. 매핑하고 싶은 스마트 패드 슬롯을 선택한 후, Choose File을 눌러 파일을 고르거나, 드래그 드랍으로 파일을 던져 넣으면 선택한 슬롯에 샘플이 들어간다. 다만 RøDECaster Pro II 내부 설정에서 지원하던 시적점 및 끝점을 설정하는 건 지원하지 않는다. 추후 RøDE Central 업데이트로 샘플 길이 편집도 지원해 줬으면 좋겠다.
PodCast Recording
RøDECaster Pro II로 직접 팟캐스트를 만들어볼 차례다. 사실 만들 생각은 없었는데, 이번 아니면 기회가 있을까 싶어 급하게 계획했다. 초기 기획안은 필자가 혼자 떠드는 방식으로 생각해 봤는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게스트가 있는 쪽이 조금 더 그럴듯하게 나올 거 같아 주변 지인을 급하게 섭외했다. 비루한 기획이었지만 지인 또한 팟캐스트를 제작한다는 점에 꽤 흥미 있어했다. 그렇게 하여 초간단 기획이 완성되었다. 또 다른 필자의 지인도 겸사겸사 구경하러 왔다가 팟캐스트에 참여하면서 첫 팟캐스트임에도 2명의 게스트를 맞이하게 되었다. 나름 가벼운 주제로 준비했기에 30분 전후의 시간을 예상했으나, 실제 레코딩에 들어가니 47분이라는 생각보다 긴 시간이 나왔다.
특히 이번 팟캐스트 레코딩은 컴퓨터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전부 RøDECaster Pro II로만 진행했다. 저장 장치 또한 외장 SSD에 직접 저장하는 방식으로 선택했다. 처음 외장 디스크에 레코딩하는 방법을 선택했는데 생각 이상으로 문제없이 1시간 이상의 저장을 무리 없이 버텨주었다. 처음 외장 SSD를 연결하면 ExFAT 시스템으로 포맷하는 과정이 있으므로 중요한 데이터가 있다면 미리 백업하는 걸 권장한다.
마이크 보정은 전부 RøDECaster Pro II에 내장된 APHEX 이펙터만 사용하여 보정했다. 사용한 마이크는 필자의 서브 마이크인 Shure Beta58b를 사용했고, 팟캐스트에 참여하신 분들이 가져온 sE Electronics의 V7, 그리고 이름 모를 다이나믹 마이크를 사용했다. 모든 것이 완벽했지만 아쉽게도 클로즈-백 헤드폰이 단 2개뿐이어서 하나는 어쩔 수 없이 오픈형 헤드폰을 사용했다. 필자의 마이크에서만 쇳소리가 나는 건 그 때문이다. 유일한 옥에 티라고 생각한다.
또한 팟캐스트 레코딩뿐만 아닌 필자의 휴대폰으로 레코딩 전후의 과정을 영상으로 담아보았다. 이 자리를 빌려 팟캐스트 레코딩에 장소 협찬 및 출연 등으로 도움을 주신 CHUYO Record의 CHUYO 님과 reeload 님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말을 남기고자 한다.
여러 가지 과정들을 거쳐 완성된 팟캐스트는 Spotify for Podcast로 발매되었다. 제목조차 짓지 못한 팟캐스트라 제목은 가명이다. 작업 과정이 꽤 즐거웠고 음악 관련 주제로 이야기하는 곳이 잘 없다 보니 같이 참여했던 분들이 또 하자는 의견을 줘서 아예 정기적인 콘텐츠로 할 계획을 짜고 있다. 팟캐스트를 만들어서 새롭게 정보를 공유하는 방법도 나쁘지 않은 느낌이다. 팟캐스트는 이 곳에서 들을 수 있다.
Conclusion
꽤 긴 기간 동안 RøDECaster Pro II를 사용해 봤는데, 이 장비를 써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연용으로 생각했었던 장비를 알아보던 중 RøDECaster Pro II는 이름대로 팟캐스트에 관심이 있던 분들을 위해 최적화된 디지털 믹서다. 디지털 믹서가 가지고 있는 복잡성을 상대적으로 많이 개선하려는 모습이 군데군데에 녹아들어 있었다. 특히 RøDE 제품을 여럿 사용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RøDECaster Pro II는 최고의 선택이다. 팟캐스트를 제작하기 위해 사람이라면 단언할 수 있다. RøDECaster Pro II가 가장 최고의 올-인-원 장비다. RøDECaster Pro II로 팟캐스트 제작을 실제로 진행해 본 결과, 꽤 만족할 만한 결과물이 나왔다. 내장 이펙터들의 퀄리티도 굉장히 좋고, 휴대폰을 블루투스로 연결해 게스트와 통화할 수 있는 기능 또한 매력적이다. 이러한 점 때문에 팟캐스트뿐만이 아닌 개인 인터넷 방송을 진행하는 분들에게도 꽤 괜찮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특히 방송 송출용 컴퓨터와 게이밍 컴퓨터를 나눠서 방송하는 사람들에게는 RøDECaster Pro II가 제격이다. 방송 소리와 도네이션 등 채팅창의 음성을 분리해서 송출하려는 분들에게 이것만 한 물건이 없다. BabyFace Pro의 TotalMix가 같은 기능을 가지고 있어 방송용으로 많이 사용하는데 RøDE가 이 점을 잘 잡은 듯하다.
다만 RøDECaster Pro II에도 단점은 있는데, 첫 번째로 한글 번역이다. 장비들의 언어를 한국어로 번역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음악 장비처럼 전문화된 장비의 경우, 관련 용어들이 영어에 기원을 두고 있기에 교육 현장에서도, 현업에서도 주로 영어 용어들로 소통하는 편이다. 그렇기에 전문 용어들을 최대한 살리면서 번역을 해야 하는데, RøDECaster Pro II는 이런 점들이 미흡했다. 위에서 글을 찬찬히 읽어오신 분들이라면 수없이 이상한 번역에 대해 어색함을 느끼던 필자를 보았을 거다. 두 번째 단점. 사실 단점이라고 말하기엔 조금 애매한 부분이 있다. 왜냐하면 필자가 느꼈던 단점들이 RøDECaster Pro II의 설계 사상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기에 섣불리 이야기하기 애매한 부분들이 많다. RøDECaster Pro II는 디지털 믹서의 형태를 가지고 있는데. 다양한 상황에 대응해야 하는 디지털 믹서와 달리 팟캐스트 및 개인 방송에 중점을 맞춰져 있어 기능들이 약간 비직관적이고, 디지털 믹서라면 필수적인 기능들 몇몇이 존재하지 않았다. 이펙터들 역시 팟캐스트 및 개인 방송에 사용할 목적으로 초점이 맞춰져 있기에 일반적인 디지털 믹서에서 보기 힘들 이펙터들이 있다. 그렇기에 디지털 믹서 대용으로 RøDECaster Pro II를 고려하는 분들에겐 좋은 선택은 아니다. 또한 뮤직 프로덕션 환경에서도 RøDECaster Pro II는 좋은 선택은 아니다. 대부분의 작업을 컴퓨터로 처리하는 뮤직 프로덕션 환경에서 MIDI CC 신호를 매핑해 컨트롤러 대용으로 사용할 수는 있지만 단독 사용이 아닌 컴퓨터에 연결해서 사용하기에 RøDECaster Pro II가 가진 장점, 단독 사용이 사라져 버린다. 또한 RøDECaster Pro II의 페이더는 모터 페이더가 아니기에 믹싱 작업에 사용하기엔 약간 불편하다. 차라리 모터 페이더를 지원하는 별도의 페이더 컨트롤러를 구매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렇기에 별도의 팟캐스트 스튜디오를 구축하는 게 아니라면 다른 장비를 구입할 것을 권한다.
항상 후기를 쓰다 보면 잡설이 길어진다. 정리하면 RøDECaster Pro II는 팟캐스트 및 개인 방송 제작에 특화되어 있는 디지털 믹서다. 컴퓨터가 없어도 전원만 확보된다면 언제 어디서든 작업을 시작할 수 있고, 내부적으로 제공되는 이펙터의 퀄리티도 준수하다. 특히 프로급 장비들은 한글을 지원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RøDECaster Pro II는 한국어를 지원하고 있어 프로 장비에 익숙하지 않은 분이더라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 가격 또한 현장에서 사용되는 디지털 믹서와 비교하자면 절반 이하의 가격이라 만일 팟캐스트나 개인 방송에 사용할 장비를 찾고 있다면 고려할 만하다. 그러나 한글 번역이 썩 좋지는 않기에 장비 사용 시 조금 유의해야 한다. 또한 프로세싱 부분은 초보자들에게 상대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
필자에게 있어 RøDECaster Pro II는 꽤 과분한 장비다. 추후 작업실을 확장할 때 RøDECaster Pro II를 도입하진 않을 듯하다. 성능적인 부분이나 유저 친화적인 부분에서 매우 만족스러운 장비지만, 아쉽게도 방향성이 다르다. 필자가 원하는 기능들이 RøDECaster Pro II 내부에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는 개인 방송 및 팟캐스트 제작에 특화되어 있는 기능들이기에 필자가 원하는 음악 제작 스튜디오의 허브 장비로서는 자주 사용하지 않을 기능들이 많다. 그렇기에 음악 작업을 생각하는 분들은 RøDECaster Pro II를 고려하지 않아도 괜찮다. 그렇기에 더더욱 장비 렌탈 서비스를 통해 먼저 사용해 본 후 구매를 결정하는 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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